[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조선업계가 대규모 선박 발주 가능성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브라질 대형 채광기업과 유럽의 대형 컨테이너선사 등으로부터 선대 교체 소식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조선업계와 조선·해운 외신 트레이드윈즈 등에 따르면, 브라질 대형 채광기업 발레(VALE)는 최근 국내외 7개 해운사와 장기운송계약(COA)을 체결했다. 국내에선 폴라리스쉬핑과 팬오션, 에이치라인해운, SK해운, 대한해운 등 5개 업체가 계약을 맺었다. 중국에서도 COS(China Ore Shipping)와 ICBC FL 등 2개 업체가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장기운송계약은 초대형 광석운반선(VLOC) 발주 계획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별 예상 발주 규모는 폴라리스쉬핑 10척, ICBC FL 6척, COS 4척, 팬오션 4척, 에이치라인해운 2척, SK해운 2척, 대한해운 2척 등 모두 30척에 달한다. 업계는 VLOC 가격을 척당 7500만달러(849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2019년 말 이후 인도 조건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초대형 광탄운반선(VLOC)의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발레의 선대 교체는 생산량 확대와 선박 안전성 확보 차원이다. 발레는 연간 철광석 생산량을 2억t에서 3억t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여기에 선령이 20년을 넘은 50여척 선박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신조선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추가 선박 발주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이 같은 장기운송계약이 일감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국내 해운업계가 20척가량 VLOC를 확보한 만큼 조선업계 간 치열한 수주 경쟁도 예상된다. 대형 조선 3사 가운데 삼성중공업을 제외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만 VLOC 건조 경험이 있다.
중국 조선소에 빼앗겼던 대형 컨테이너선 수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세계 선복량 2위 선사 MSC는 2만2000TEU급 컨테이너선 11척 발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대형 컨테이너선을 추가로 확보해 시장 경쟁력을 공고히 할 목적이다. 이 선박들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일감 절벽도 심각하지만 앞으로의 일감을 확보하는 것도 시급한 문제"라면서 "하반기 들어 대규모 선박 발주 기회가 나오고 있는 만큼 국내 조선업계도 기대감이 크다"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