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약 3200억원 규모의 호남고속철도 궤도 부설공사 입찰에서 담합을 벌인 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20일 공정위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호남고속철도 궤도부설공사 입찰에서 공구별로 낙찰예정사와 투찰가격을 담합한 삼표피앤씨와 네비엔, 팬트랙, 궤도공영, 대륙철도 등 5개 기업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33억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 결과 삼표피앤씨와 궤도공영은 2012년 5월 9일 발주한 호남고속철도 오송-광주송정 간 궤도부설 기타공사 2개 공구(1, 2공구) 입찰에서 각 1개 공구씩 낙찰받기로 합의하고, 공구별 낙찰예정사와 들러리사 및 투찰가격을 정했다. 1공구와 2공구의 공사금액은 약3200억원에 달했다.
합의 실행을 위해 삼표피앤씨는 지분을 100% 소요해 실질적 지배관계에 있는 계열회사인 네비엔과 공동수급체를 구성해 이 사건 입찰에 참여했다. 여기에 실질적 지배관계에 있는 또 다른 계열회사인 팬트랙에게는 별도의 공동수급체를 구성해 입찰에 들러리로 참여토록 했다.
마찬가지로 궤도공영도 실질적 지배관계에 있는 계열회사인 대륙철도와 공동수급체를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다.
이러한 담합 결과 1공구 공사는 궤도공영이, 2공구는 삼표피앤씨가 각각 낙찰을 받았다.
이에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상 부당한 공동행의의 금지 위반으로 삼표피앤씨에 60억8700만원, 네비엔 49억6300만원, 팬트랙 21억5400만원, 궤도공영 38억8300만원, 대륙철도 62억400만원등 총 233억원9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호남고속철도 공사 담합은 검찰이 이른바 '관피아' 사건을 수사하면서 드러났다. 당시 검찰은 철도부품 납품업체를 비롯해 정치인과 공무원, 철도시설공단의 뇌물 연결 고리를 적발했다. 이를 통해 검찰은 조현룡 전 새누리당 의원을 포함해 8명이 구속 기소했고, 12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20명이 재판을 받았다.
배영수 공정위 카르텔국장은 "이번 담합에 대해 위원회는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업체가 제한적인 만큼 매우 중대한 법 위반이 아닌 중대한 법 위반행위로 판단했다"며 "이번 조치로 철도궤도공사 업계의 고질적인 담합 관행 시정과 유사 사건 재발 방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5년 1월 광주송정역에서 열린 호남고속철도 개통식.사진/뉴시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