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강남 재건축 수주전)①반포1단지 '자금조달·시공능력·조합원 손실보전 관건'

각사 재무구조 바탕 신용등급과 시공순위, 이사비지원 등 혜택으로 승부 가른다

입력 : 2017-09-26 오전 6:00:00
정부가 6.19부동산 대책에 이어 8.2부동산 대책 등 잇따라 규제를 쏟아내며 부동산 시장을 옥죄고 있다. 내년부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하면서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 사업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은 공사비만 2조6411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시공권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반포주공1단지 현장을 찾아가 살펴봤다. (편집자주)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올해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 최대어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을 두고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번 수주전의 관전 포인트는 수조원에 이르는 자금조달 능력, 다양한 무상지원 혜택, 조합원 손실보전 방안 등 세 가지로 압축된다.
 
 
반포주공1단지 수주전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의 재무건전성이다. 우선 공사비만 2조6411억원이다. 여기에 사업비 1조7000억원과 이주비 3조8000억원을 포함해 금융비용까지 고려하면 총 사업비는 최소 7조원을 넘길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전국 정비사업 수주 2위를 차지한 GS건설의 1년치 실적(6곳·2조3973억원)을 넘는 수준이다.
 
특히 반포주공1단지는 조합과 시공사가 함께 재건축을 진행하는 공동사업시행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시공사가 조합운영비·용역비·이주비 등 사업비를 은행에서 직접 조달해 조합에 대여하는 방식으로 건설사의 재무 상태와 현금확보 능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조합이 분양가상한제 등 정부 규제로 사업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선분양 대신 후분양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이 경우 시공사는 분양가의 70% 정도인 계약금과 중도금 없이 아파트 공사 대금을 자체 조달해야 하는 만큼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우수한 신용등급이 요구된다.
 
실제로 반포주공1단지 조합은 시공사 입찰 조건으로 시공능력평가순위가 아닌 1500억원의 입찰보증금을 내걸었다. 또 단일 브랜드 아파트를 짓기 위해 공동시공을 불허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공사로 선정될 경우 조합원에게 제공해야 하는 이주비만 3조8000억원에 이른다"며 "자금조달 능력에 대한 조합원들의 평가가 이번 수주전의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재무건전성에서는 현대건설이 한 수 위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재무제표을 살펴보면, 기업의 안정성을 의미하는 부채비율은 현대건설(130.5%)이 GS건설(299.8%)보다 양호한 수준이다. 기업의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유동비율도 현대건설(173.8%)이 GS건설(115.2%)을 앞선다.
 
총 자산 가운데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가리키는 지표인 자기자본비율에서도 현대건설(43.4%)이 GS건설(25.0%)보다 높다. 다만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에서는 GS건설이(2조1559억원)이 현대건설(2조427억원)보다 조금 많다.
 
사업 추진 시 안정적인 자금조달을 위해 가장 중요한 평가인 회사채 신용등급에서도 현대건설은 AA-등급을 받아 국내 건설사 중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3월 나이스신용평가사가 발표한 '2017년 주요 건설회사 신용위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신용위험은 '낮음'으로 분석된 반면 GS건설은 '다소 낮음'으로 분류됐다.
 
현대건설은 풍부한 자금력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반면 현대건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GS건설은 지난달 KB국민은행과 8조7000억원에 이르는 자금조달 협약을 체결했다. GS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될 경우 정비사업비(1조7000억원), 조합원 이주비(3조8000억원), 일반분양 중도금(3조2000억원) 등 금융비용을 모두 조달받는 내용이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조합원에게 제공하는 무상옵션 지원 경쟁이다. GS건설과 현대건설 두 회사의 사업제안서를 살펴보면 특화계획(무상제공) 비용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특화비용으로 현대건설은 5026억원을, GS건설은 2957억원을 각각 제시했다. 현대건설의 특화비용이 GS건설보다 1.7배가량 많은 것은 '가구당 7000만원의 이사비 무상지원' 비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GS설은 기존 주택 감정가의 60%에 해당하는 이주비용을 무이자로 융자받을 수 있도록 한 이주비 외에 별도로 이사비 지원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1일 현대건설의 이사비 무상지원이 도시정비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정부의 판단이 나오자 조합은 입찰제안서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조항을 삭제했다. 현대건설은 당초 제안한 1600억원의 이사비용을 다른 합법적인 방법으로 조합에 돌려줄 계획이다. 이 외에도 양사는 수입산 명품 브랜드 인테리어와 마감재, 각종 빌트인 가전 등 다양한 무상 제공 혜택을 연일 홍보하며 조합원들의 막판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등 정부 규제에 따른 조합원들의 손실보전 경쟁도 눈여결 볼 만한 대목이다. GS건설과 현대건설은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에 따른 조합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관리처분인가 신청 등 인허가를 적극 지원하고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조합원 손실분도 떠안기로 했다. 또 향후 미분양이 발생할 시 100% 대물 인수도 약속했다.
 
오는 27일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GS건설과 현대건설이 치열한 홍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25일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내에 걸린 양사의 광고판. 사진/신지하 기자.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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