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에도 블라인드 채용이 확대되면서 일률적인 스펙이 아닌 직무 연관성과 잠재 역량이 취업 합격의 중요한 기준이 됐다.
지난달 열린 한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12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달 초 전남대·충북대 등에서 '2017년 주요 그룹 지역인재 채용설명회'에 참석한 삼성·LG 등 주요 그룹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인사담당자들은 서류전형과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직무관련 경험과 역량을 꼽았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은 지원서에 작성하는 전공과목 이수내역과 직무관련 활동 경험, 에세이 등을 통해 지원자가 직무관련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떤 점을 성취했는지를 본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지원 직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재를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또 자기소개서는 지원자 경험을 바탕으로 두괄식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하반기 채용을 보면 삼성의 경우 채용 접수창구는 커리어삼성이며,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시행 일정은 전 계열사 모두 10월22일로 단일화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그룹 차원이 아닌 계열사별로 필요 인력을 선발한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부터 상시채용 면담 프로그램인 '힌트(H-Interview의 줄임말)'를 새로 도입했다. 힌트는 학력 등 지원자들에 대한 정보 없이 블라인드 방식으로 채용 담당자와 상시 면담을 진행하고, 지원자의 직무에 대한 관심도와 역량을 중심으로 채용하는 프로그램이다.
LG는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면접 순으로 채용을 진행한다. 계열사별로 최대 3곳까지 지원을 할 수 있으며, 서류가 통과되면 인적성검사는 한 번만 본다. 이를 통과하면 지원한 3개 회사에서 모두 면접을 볼 수 있다. 롯데는 신입공채 이외에 지원자의 직무수행 능력만 평가해 선발하는 'SPEC태클' 채용제도가 있으며, 한화는 필기시험이나 인적성 시험을 실시하지 않고 서류전형과 심층 면접전형으로만 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은 "공공기관이 올 하반기부터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하면서 대기업들도 스펙을 보지 않는 블라인드 면접 및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직무와 연관된 경험과 지식을 잘 보여줘야 취업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