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한국이 '탈 석유'를 준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경제협력을 강화한다. 정부는 조선과 방산, 화학 등 다양한 분야를 비롯해 사우디가 추진하는 원전 건설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27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장관급 면담과 함께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 첫 회의를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현재 사우디는 석유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바꾸기 위한 경제·사회 개혁인 '사우디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은 전략적 파트너로서 꾸준히 협의를 해왔다. 이 결과 양국은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를 신설하고 첫 회의를 연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번 위원회 신설은 양국간 협력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장관급 협력 플랫폼이 구축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제1차 위원회를 개최해 그간 제조·에너지, 스마트 인프라·디지털화, 역량 강화, 보건·의료, 중소기업·투자 등 5대 분야로 나눠 발굴해온 40개 협력사업을 선정하고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백 장관은 양국 장관 간 면담에서 사우디의 원전 도입에 한국도 참여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사우디는 국가 원자력에너지 사업으로 2030년까지 2.8GW 규모의 원전 2기를 도입할 예정이며 소형원자로 개발과 원전 산업 육성, 원전 규제체계 정비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백 장관은 "한국은 40년 이상 원전건설·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원전시공, 사업관리 역량을 입증해왔다"며 "예산과 공기를 준수하면서, 중동지역에 원전건설 경험을 갖고 있는 유일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매년 비전 2030 위원회를 개최해 이 5대 분야별로 발굴된 협력사업의 이행을 점검하고, 각종 지원 및 애로해소 방안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내년에 열리는 2차 회의는 사우디 리야드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한편 이 기간에 열린 양국의 비즈니스 상담회에는 한국 90개, 사우디 41개 기업 등 총 131개사가 참여해 290여건의 상담이 예정돼 있다.
분야별로 제조 81건, 에너지 73건, 디지털 9건, 인프라 18건, 보건?의료 110건 등 한·사우디 비전 2030 5대 협력분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 상담이 진행될 계획이다.
비즈니스 상담회를 주관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이 상담 성과를 분석해 한·사우디 경협사업 중점분야를 재점검하고, 금번 상담회에서 연결된 기업들을 중심으로 후속사절단을 구성, 사우디에 파견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비전 2030 협력을 통해 사우디는 단기간에 산업발전을 이룬 한국의 기술과 경험을 공유해 산업 다각화를 앞당기고, 한국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6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비즈니스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