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13억 인구 인도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2위로 부상했다. 인도 시장은 인구 수 대비 낮은 스마트폰 보급률 등으로 성장 여력도 풍부하다. 인도 시장을 공략하려는 전세계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인도 소비자들이 지난 4월 뉴델리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갤럭시S8 미디어데이'에서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29일(현지시간) 미국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인도가 지난 3분기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스마트폰 시장으로 올라 섰다"고 전했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한 400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했다. 1분기 2700만대에서 2분기 2680만대로 소폭 떨어졌다가 3분기 급증한 것이다.
테크크런치는 "인도가 분기당 1억1000만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보이는 중국을 따라잡기에는 아직 역부족이지만, 13억명의 인구를 가졌기 때문에 3억2000만명의 미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요 잠재력을 지녔다"며 "미국과 인도의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도는 매년 빠르게 성장하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새 격전지로 떠올랐다. 인도의 인구 수는 오는 2022년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 대국으로 자리잡을 전망인 반면, 인구 대비 스마트폰 보급률은 지난해 말 기준 39%에 불과하다. 또 전체 모바일 시장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도 35%에 그친다. 13억명에 가까운 인구에도 지난해 기준 스마트폰 출고량은 2억대가 채 되지 않았다. 이산 듀트 카날리스 연구원은 "인도는 유통채널이 가장 복잡한 국가 중 하나지만 진입 장벽이 낮다"며 "스마트폰 보급률도 낮고 LTE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인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94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대리점 등 소매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2일부터는 인공지능(AI) 음성비서 '빅스비'의 인도 언어 지원을 개시하는 등 서비스 강화에도 나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도식 영어 억양을 알아들을 수 있도록 빅스비 언어 지원을 최적화하는 등 서비스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3분기 920만대를 출하하며 삼성전자를 턱 밑까지 추격한 샤오미는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온라인 판매 전략으로 빠르게 세를 확대하고 있다. 인도는 넓은 국토 면적에 유통망을 구축하기 어려운 환경이라 전자상거래에 친숙한 젊은 세대들이 많다. 오포와 비보는 매장 판매원들에게 장려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오프라인을 강화하는 한편, 현지 스타들을 활용한 광고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