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가 인사동 SM면세점에 대해 2개 층으로 축소 운영을 검토 중이다. 7개 층으로 문을 열었던 면세점을 4개 층으로 축소된 데 이은 추가 조치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 등 국내외 악재가 겹친 탓이다.
31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현재 인사동에 있는 SM면세점을 4개 층으로 운영 중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2개 층으로 더 축소해 운영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SM면세점은 하나투어가 여행업과 면세사업의 시너지를 기대하면서 야심차게 도전한 사업으로 인천공항과 인사동에 문을 열었다. 특히 시내면세점인 인사동 SM면세점은 지난해 2월 지하 1층·지상 6층 등 7층 규모로 출발했지만 반의 반 토막으로 사업이 줄어들 위기에 놓였다. 면세점으로 쓰이지 않는 지하 1층은 현재 테마 체험관으로, 5층은 사무실·창고 등으로 활용 중이다.
인천공항 지점은 월 평균 7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 정도의 수익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시내 면세점인 인사동 지점이 고전을 면치 못하며 하나투어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유동 인구가 많은 공항 지점과 달리 인사동 지점은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뚝 끊겨 직격탄을 맞았다. 인사동 지점이 공항 지점보다 10배가량 큰 면적에도 매출이 훨씬 적은 게 문제다. 하나투어의 SM면세점은 지난해 279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17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보였다.
중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게 이유다. 올 1~9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319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6%나 급감했다. 기존 300~500명 규모로 국내를 찾았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면세점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다만 하나투어는 면세점 사업의 중장기적 가능성을 보고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지난 4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DF4구역의 면세점 사업권을 따냈고 내년 1월 오픈을 앞두고 있다. 기존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인사동 지점에 이어 3곳을 운영하게 된다. 사드 여파를 계기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늘어나는 베트남·일본·홍콩 등 관광객을 공략하는 것은 대안으로 제시된다. 이날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한 양국 간 협의문이 전격 발표된 점은 긍정적이다. 사드 갈등을 일단락 짓고 관계 회복을 위한 디딤돌을 마련했다. 향후 한중 정상회담 등 구체적 플랜도 나온 만큼 중국인 관광객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 분야는 대기업과의 경쟁이 심하다. 사드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부분도 있다"며 "인사동 지점 축소 운영은 면세점 철수는 아니고 비용 축소 차원이다"라고 말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