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해빙모드에 숨통 트인 유통·자동차업계 "내년초 본격적인 봄날 기대"

유커 본격적인 유입은 내년초로 예상…"빠른 수준 회복 어렵지만 장기적 잘될 것"

입력 : 2017-11-0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최용민기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 보복 조치의 직격탄을 맞은 유통, 화장품, 면세, 자동차업계 등이 한중 양국 관계 정상화 조치에 따라 침체됐던 업종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양국 정부는 31일 양국 관계 정상화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유통업계와 자동차업계 등은 조심스럽지만 이를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 3월 중국의 금한령이 시작된 이후 롯데마트의 중국사업 철수 등 고난을 겪던 국내 기업들이 중국 관련 사업 정상화로 단기에 매출이 회복되진 않겠지만 내년초에는 봄날이 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면세점 업계는 중국 단체관광이 다시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뚝 끊겼던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몰리게되면 업황이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사전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신라호텔 면세점 관계자는 "단체 관광객의 경우 전세기를 통해 입국하게 되는데 여행사가 통상 전세기 확보 등 여행준비를 갖추는 기간을 2~3개월로 잡는 다는 점에서 내년초 춘절을 기점으로 다시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 같다"며 "한국의 설날 정도 되면 가시적인 매출 효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다만 향후 단체 관광객 방한이 허용되더라도 예년만큼 들어올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K뷰티'를 이끌던 화장품 업계도 봄날이 예고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090430)그룹은 사드 여파로 인해 2분기와 3분기 실적이 모두 곤두박질을 치면서 어려움을 겪은 터라 한·중 양국 간의 관계 회복에 따른 수혜를 누구보다 톡톡히 누릴 전망이다.
 
특히, 사드 이슈 이후 중국의 통관 절차가 비정상적인 수준이라고 할 만큼 까다로워 지는 등 제재 조치가 해소될 것으로 보여 중국에 진출해 있는 매장도 다시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란 관측이다.
 
사드 보복을 견디다 못해 중국 현지 마트의 매각 결정을 내렸던 롯데에도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롯데마트는 현재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중국내 112개(슈퍼마켓 13개 포함)의 점포를 매각을 추진 중이다. 한·중 관계의 회복 조짐에 따라 매각 철회할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롯데측은 번복없이 매각 수순을 밟는 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한중 외교합의로 지난해 11월 소방점검을 이유로 중단된 롯데월드 선양과 청두 복합몰 사업 등은 정상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롯데월드 선양은 신동빈 회장의 중국내 숙원사업으로 3조원이 투입된 사업인만큼 공사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등 완성차업계도 사드 갈등으로 급락한 중국 내 한국 자동차 판매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부푼 분위기다. 일단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현대차그룹은 이날 한중정상회담 발표 직후 중국 시장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단 한중 관계가 좋아지면 자동차 판매에도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여파가 너무커서 단 시간에 판매량 회복은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분명 호재라는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빠른 시간 안에 예전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워낙 물량이 많이 빠졌기 때문에 지금 당장 기대보다는 장기적으로 잘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합작공장 설립 계획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인 쌍용차도 다시 프로젝트의 불씨를 살릴 수 있을거라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쌍용차는 지난해 10월 중국 산시기차그룹과 합자의향서를 체결하고 중국 산시성 시안에 완성차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사드 보복 여파로 현재 합작 사업 추진은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와 해빙 분위기가 조성된다해도 중국 내 반한 감정이 짧은 시간 내에 쉽게 누그러지기는 힘들 것으로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중국 내 반한 감정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뿌리깊기 박혔다는 우려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의 보호무역 주의 경향이 더욱 강해지고 있어 당장 국내 완성차 업체의 판매량이 회복으로 직결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객들의 이탈과 판매망 와해, 신차 공급 중단 등으로 판매량이 바로 회복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사드 문제에 대해서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해빙 무드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완전히 회복하기 위해서는 최소 반년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커로 가득 메워진 롯데면세점 전경.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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