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지난 겨울 촛불집회에서 보여준 청소년들의 사회참여 의지가 서울시의 선거권 연령 하향 추진으로 이어졌다.
서울시는 2일 발표한 ‘청소년 희망도시 서울’을 통해 공직선거권 연령을 19세에서 18세로 낮추는 내용으로 정부의 관련법령 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다.
박원순 시장은 “청소년들이 촛불집회 때 알바 끝나고 혹은 가방 멘 채로 참석하면서 이미 자신들이 성숙한 민주시민임을 보여줬다”며 “이미 각 정당들의 공약은 물론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에도 포함된 만큼 청소년 참정권을 확보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촛불집회 당시 청소년들은 ‘청소년이 주인이다’ 등의 팻말을 들고 자기 생각과 행동의 주체임을 주장했으며, 5만1000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통령 후보자들의 공약·정책을 검토해 대통령 모의투표를 실시하기도 했다.
현재 UN회원국 192개국 중 147개국에서 18세 이하부터 선거권이 주어진다. 독일은 16세에는 교육감과 지방의회선거, 18세부터는 연방의회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일본은 2015년 법 개정을 통해 투표권을 18세로 낮춘 바 있다.
서울시는 정부에 관련법령 개정을 건의하는 동시에 총선·지방선거 때 청소년 모의 선거 체험을 실시하는 등 민주주의 선거 교육에 앞장서 사회적인 공감대 확산에 나설 계획이다.
청소년들이 자신들과 관련된 서울시 정책 수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도 확대된다. 자치구 대표의원 100명으로 구성된 청소년 대의기구인 ‘서울시 청소년의회’에 참여하는 자치구를 2021년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한다.
또 청소년 전용 정책제안시스템(Youth Voice)을 서울시 청소년활동사이트 ‘유스내비’ 내부에 구축해 2019년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청소년 스스로 조직·운영하는 서울형 청소년 동아리를 현재 440개에서 2021년 1000개까지 확대 지원해 다양한 특기 계발과 미래역량 강화를 꾀한다.
한편, 이날 서울시가 발표한 청소년 희망도시 서울은 ▲청소년 시설 혁신 및 확충 ▲청소년 활동 다양화 및 활성화 ▲청소년 참정권 확대 및 사회 참여 기반 마련 ▲청소년 인권친화적 환경 조성 ▲학교 밖 청소년 맞춤형 지원 확대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11월12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청소년 시국대회에 참석한 학생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