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욕먹는 공무원, 스스로 바뀌어야

입력 : 2017-11-0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최근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의 점심시간이 논란거리가 됐다. 정해진 시각보다 30분 일찍 나가 30분 늦게 복귀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연히 비판이 쏟아졌다. 안 그래도 미운털이 잔뜩 박혔는데 정해진 업무시간마저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니, 어찌 보면 욕을 먹는 게 당연한 상황이다.
 
사실 상황을 들여다보면 무작정 비판만 하긴 어렵다. 상당수의 공무원들은 점심시간에 구내식당이 아닌 인근 상가에서 밥을 먹는데, 12시에 청사에서 나가면 1시까지 복귀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공무원들이 구내식당만 이용하면 지역 상인들의 생계가 어려워진다. 구내식당 규모도 모든 공무원을 수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중앙행정기관 본부 공무원들은 저녁 7~8시 퇴근하면 칼퇴근이라 할 정도로 야근이 잦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공무원들의 입장일 뿐이다. 밖에선 공무원들이 사정이 그다지 궁금하지 않을뿐더러, 안다고 해도 인식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이렇듯 뭘 해도 욕먹는 게 공무원이다. 국민 혈세를 봉급으로 받아 가는 만큼 잘못했을 때 비판을 면하긴 어렵겠지만 가끔은 과하다 싶을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 생각해보면 공무원에 대한 비판은 본인들에게 억울할지라도 일정 부분은 본인들이 자초한 면이 있다. 흔히 하는 말처럼 평소에 잘했으면 지금처럼 욕먹을 일도 없었을 것이다.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예산 낭비와 사업 부실운영 문제가 지적된다. 대형 사고가 터질 때면 담당 공무원들의 늑장대응이 논란이 된다. 현실과 괴리된 탁상행정도 단골 비판거리다. 정부가 청소년의 게임중독을 예방하겠다고 내놓았던 셧다운제가 대표적인 예다. 감독권을 가진 중앙행정기관의 퇴직 공무원들은 민간에서 관피아로 활약한다. 모두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공무원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공무원들 스스로 변해야 해결될 문제다.
 
요즘 공무원 증원이 화두다. 소방·경찰·복지 분야에 대해선 뒷말이 적지만, 전반적으로 공무원을 늘리는 데 대해선 시선이 그리 곱지 않다. 아직까진 공무원이 늘어 국민이 편해질 거란 기대보단, 아까운 세금만 낭비하게 생겼다는 비아냥이 많다. 가까운 미래엔 국민이 먼저 공무원 증원을 요구할 만큼, 공무원들 스스로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란 이미지를 갖추길 기대해본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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