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북한이 올바른 길을 선택한다면 한국과 미국은 보다 밝은 미래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있음을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복귀시키기 위한 조치라는 점도 확인했다.
한미 정상은 이날 발표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한민국 국빈 방문 결과’ 공동언론발표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양 정상은 발표문에서 북한이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을 심화시키는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비핵화 대화로 복귀시키기 위해 국제사회와 조율된 압박을 해 나가는 것에 대한 완전한 지지와 의지를 확인했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 2371·2375호를 포함해 모든 관련 결의를 이행해 나가는데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북한 핵·미사일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위해 중국이 고유한 영향력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점증하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이들을 방어하기 위해 핵과 재래식전력 등 미국의 모든 범주의 군사력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있음을 강조했다”며 군사옵션 사용 가능성도 남겨뒀다.
국방문제에 대해 양국 정상은 첨단 군사자산 획득과 대한민국 및 주변지역에 대한 미국 전략자산의 순환배치 확대를 통해 한미동맹 방위태세와 능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다가오는 방위비 분담협상 등을 통해 연합방위태세와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주한미군 평택 기지 확장에 90억 달러 이상을 기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억제력과 방어력을 향상하기 위해 일본을 포함한 3국간 안보 협력을 진전시켜 나간다는 의지를 재확인한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양 정상은 “북한 위협에 대응해 3국 간 미사일경보훈련과 대잠수함전 훈련을 계속하고 정보공유를 확대하며 공동 대응능력을 증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했다.
방한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장비를 주문하는 것으로 말했다”는 내용을 뒷받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발표문에 따르면 양 정상은 오는 2022년까지 국방예산을 상당한 규모로 증액하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계획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이는 F-35A 합동타격전투기, KF-16 전투기 성능개량, 패트리어트 PAC-3 성능개량, AH-64 아파치 대형공격헬기, 글로벌호크 고고도정찰용 무인기, 이지스 전투체계 등 지난 정부에서 합의한 주요 미국산 프로그램을 구매하는 데 사용될 한국의 예산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첨단 정찰체계를 포함한 최첨단 군사자산 획득과 개발을 지지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경제·통상·투자분야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상당한 규모의 대한 무역적자를 감소시키면서 더욱 확대되고 균형되며 상호 호혜적인 무역을 달성하기 위해 한·미 FTA를 균형되게 조정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 정상은 통상담당 관리들에게 조속히 개선된 협정을 체결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한국의 미국 내 해외직접투자(FDI)가 2011년 197억 달러에서 2016년 388억 달러로 증가하면서 아시아 국가로는 미국 내 두 번째로 큰 해외직접투자국이 됐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를 통해 미국 내에서 약 5만2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과 최근 발표된 삼성·LG 등의 투자계획이 미국 내 가장 큰 단일 해외직접투자가 될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또 한국가스공사는 알래스카 가스관 개발회사와 알래스카 천연가스 인프라 개발을 위한 협력 틀 구축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가스공사는 잠재적 액화 사업에 관한 검토를 위해 찰스호수 LNG 수출회사와도 MOU를 맺었다고 전했다.
양 정상은 “한·미 동맹이 지난 60여년 간 안보협력, 경제파트너십, 인적교류와 글로벌 리더십을 포함한 다각적 관계로 성숙해 왔음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신뢰와 자유·민주주의·인권·법치 등 공동의 가치에 기반한 한·미 동맹이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보, 안정과 번영을 위한 핵심축임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