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일본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해 4분기 GDP가 연율 기준 4.6%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으로 블룸버그통신의 전문가 예상치 3.5% 성장을 크게 웃돈 것.
전분기 대비로도 1.1% 성장해 역시 블룸버그통신의 전문가 예상치 0.9% 성장을 상회했다.
지난 분기 경제성장률 호조는 도쿄 일렉트론(Tokyo Electron)과 파나소닉(Panasonic) 등 일본 기업들의 수출 실적 개선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2위 반도체제조 설비업체 도쿄 일렉트론은 지난 분기 반도체장비 수출 수요 회복으로 최근 5분기래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도쿄 일렉트론은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로 연기했던 250억엔 규모의 공장 증설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세계 최대 플라스마 TV 생산업체인 파나소닉도 지난 분기 평면패널 TV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8% 성장한 덕에 이달 초 영업이익 전망치를 25% 상향 조정했다.
이 같은 기업들의 선전 속에 일본의 지난해 4분기 수출은 전분기 대비 5% 성장했고 순수출 역시 0.5%P 상승했다.
미야가와 노리오 신코리서치센터 도쿄지점 수석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의 수출 수요 개선으로 일본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미야가와 연구원은 그러나 "수출 실적 개선이 내수 활성화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며 "임금 삭감과 디플레이션 우려로 가계 경제는 여전히 어려움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분기 일본의 소비자지출은 정부의 보조금 지급 혜택 효과로 0.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투자 역시 1% 상승하며 최근 7분기 만에 처음으로 확장세를 보였다.
고노 류타로 BNP파리바 도쿄지점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보조금 지급정책의 직접적인 혜택을 입은 자동차와 평면판넬 TV 판매를 제외하면 일본의 소비는 여전히 부진한 편"이라며 "일본의 많은 가계들이 임금 삭감과 실업으로 소비에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토 야스오 미쓰비시리서치센터 도쿄지점 수석연구원은 "비록 최근 수출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의 보조금 지급정책 효과가 줄어들고 있어 향후 일본의 경제회복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하토야마 정부가 추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