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저축은행들이 연말 정기예금 만기를 앞두고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는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확보를 위해 만기에 이탈하는 고객을 잡기 위한 대책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과다한 고금리 경쟁이 저축은행업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은 2.5% 이상의 고금리 정기예금 특판을 잇따라 진행하고 있다. 공평저축은행은 지난 6일부터 12개월 기준 연 2.54%, 24개월 연 2.68%(세전,복리)금리를 지급하는 정기예금 특판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특판 금리는 연초 정기예금보다 0.5%포인트 이상 높다. 앞서 공평저축은행은 12개월 2%, 24개월 2.1%였다.
지난 1일부터 정기예금 특판을 실시하고 있는 삼정저축은행 역시 기존보다 높은 금리를 책정했다. 삼정저축은행은 이번 특판에서 18개월 연2.55%, 12개월 연2.5%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는 연초보다 약 0.4%포인트가량 높은 금리다.
저축은행들은 특판 외에도 자체 정기예금 금리를 높이고 있다. 12일 기준 유안타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45%로, 연초보다 0.85%포인트 높였다. 이 기간 SBI저축은행(2.4%)은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각각 0.4%포인트 올렸다. 웰컴저축은행은 m-정기예금(2.4%), e-정기예금(2.4%), 웰컴 릴레이정기예금(2.3%) 등 정기예금상품의 금리를 연초보다 0.3~0.4%포인트 높였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연초보다 상승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를 분석한 결과 12일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초보다 0.27%포인트 상승한 2.35%를 기록했다.
이 기간 정기예금 금리는 만기가 긴 상품일 수록 금리 상승폭이 컸다. 6개월 만기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1.65%로, 연초보다 0.02%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반면, 24개월과 36개월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는 각각 0.29%포인트, 0.32%포인트 상승한 2.43%, 2.46%를 보였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앞다퉈 정기예금 금리를 높이는 데는 만기에 이탈하는 고객을 잡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말 자본확충을 통해 BIS비율을 높여야 하는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높은 금리를 제공하더라도 고객 이탈을 막아야 하는 것이다.
저축은행 회계기준이 지난해 6월에서 12월로 변경되면서, 금융당국의 BIS비율 요구치인 7%(자산 1조원 이상 8%)를 충족시키기 위함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지난해 회계기준이 12월로 변경되면서 연말 정기예금 특판 경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며 "연초 법정 최고 금리가 인하되는 데다, 20% 이상 고금리 대출에 대한 충당금 부담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금리를 제공하더라도 당장 고객의 이탈을 막는 것이 저축은행들의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판 경쟁이 심화될 수록 저축은행들의 수익성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정기예금 특판 외에 다양한 고객 유치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