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시중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가 1년 가까이 1%대에 머문 가운데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도 사상 처음으로 평균 1%대로 추락했다.
대부업법 개정에 따른 대출금리 인하 등으로 예대마진이 축소되고 있어 고금리로 고객을 끌어모을 이유가 없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저축은행의 수신금리는 1금융권보다 낮은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에 등록된 1년 정기예금 상품 90개의 평균 금리는 이날 기준으로 1.99%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1일 기준으로 평균 2.67%이던 저축은행 금리는 7월1일 2.13%까지 0.54%포인트 급락했다.
연말에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상품 특판에 나서면서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2.29%로 상승했으나, 이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저축은행의 상품별로 따지면 아직 최고 2.32%까지 금리를 주는 곳이 있지만, 낮게는 1.71%까지도 떨어졌다.
이미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1%대로 떨어진 지 오래다.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2월에 연 2.02%에서 3월 1.90%로 떨어진 이후 1%대를 유지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비교공시를 봐도 시중은행의 1년제 정기예금 금리는 1.15∼1.90% 수준으로 분포해 있다. 정기예금보다 이율이 높은 정기적금 금리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을 통틀어 3%대 상품은 찾아보기 어렵게 된 지 오래다.
일부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가 저축은행을 추월하는 역전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산업은행의 KDB 하이정기예금과 전북은행(
JB금융지주(175330))의 JB다이렉트예금통장이 1년 만기 기준으로 1.9%의 금리를 제공하는 가운데 신한·HK·한신저축은행은 이날 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에 1년 만기 예금금리를 1.80%로 공시했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해왔지만 예금을 받아도 마땅히 돈을 굴릴 곳이 없다보니 굳이 고금리로 고객을 불러모을 이유가 없어지면서 금리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 전반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고, 대부업법 개정에 따른 법정 최고금리 인하 영향으로 예대금리를 맞추기 위해서는 저축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내려야 하는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평균 1%대로 내려갔다. 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