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배터리·반덤핑 등 기업 애로 해소돼야"…중국 '사드보복' 해제 촉구

리커창 "추운 겨울 지나고 훨씬 따뜻한 봄, 새로운 지평 열릴 것"

입력 : 2017-11-14 오전 12:12:56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을 갖고 한·중 양국간 실질적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중국 측의 ‘사드보복’과 관련된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를 구체적으로 요구했고, 리 총리는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리 총리와 만나 예정된 30분을 훌쩍 넘어선 50분 간 회담을 가졌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과 리 총리는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양국 간 각종 교류 협력이 조속히 정상궤도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사드 문제로 침체되었던 한·중 관계로 인해 한국의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점을 환기시킨 뒤 우리 기업들의 애로가 해소되고 양국 간 경제·문화·관광 교류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리 총리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양국 기업들의 애로해소와 투자활성화를 위한 양국 간 경제 분야 고위급 협의체 신속 재개해야 한다”며 ▲중국내 우리기업이 생산한 배터리 보조금 제외 철회 ▲한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수입규제 철회 등을 요청했다. 또 ▲양국에 개설된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발전 ▲양국 금융협력 분야의 속도감 있는 추진 ▲미세먼지에 대한 양국 공동대응 등도 제안했다.
 
리 총리는 “중·한 관계의 발전에 따라 일부 구체적이고 예민한 문제들을 피하긴 어렵지만, 중·한 간의 실질협력 전망은 아주 밝다”며 “중·한 양국은 상호보완성이 강해 중·한 관계의 미래는 자신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중·한 관계는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추운 겨울이 지나고 훨씬 따뜻한 봄을 맞을 수 있게 됐다”며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의 요청에 대한 구체적 답변은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윤 수석은 “북핵문제와 관련,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 및 북핵 문제 평화적 해결에 대한 원칙을 재확인했다”면서 “양측은 무엇보다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 의지를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대화 재개 여건을 조성하는 등 국면 전환을 위한 창의적 해법을 마련키 위해 노력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구보 진전을 위한 일보 후퇴라는 말이 있듯이 그간 아쉬움을 기회로 전환시키고 서로 지혜를 모은다면 양국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빠른 시일 내에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고전에서 ‘꽃이 한 송이만 핀 것으로 아직 봄이 아니다. 온갖 꽃이 함께 펴야 진정한 봄이다’라는 글을 봤다. 오늘 회담이 다양한 실질적인 협력의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비옥한 토양을 만들어 나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도 중국 고전을 인용해 “‘봄이 오면 강물이 먼저 따뜻해지고 강물에 있는 오리가 먼저 안다’는 말이 있다”며 “양측의 공동 노력을 통해 중한관계를 조속히 정상적인 궤도에서 추진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각) 필리핀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이동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마닐라=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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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