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김광연 기자] 이명박 정부 당시 야권 정치인 제압 공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원동 전 국가정보원 국익정보국장이 14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국가정보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이날 박 전 국장을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국장은 신승균 전 국익전략실장 등과 함께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권 정치인 제압 공작, 정부 비판 성향 연예인 퇴출 공작 등을 실행해 정치관여 등을 하고, 야권 동향 사찰과 여권 선거대책 기획 등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전국경제인연합과 대기업이 보수 단체에 수십억원을 지원하도록 직권을 남용한 혐의도 적용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일 신 전 실장과 유성옥 전 심리전단장을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유 전 단장은 이미 구속기소된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의 전임자로서 사이버 정치글 게시 활동과 보수 단체를 동원한 관제 데모, 시국 광고 등 오프라인 활동을 전개해 정치에 관여하고, 관련 비용으로 국정원 예산 10억원 상당을 지급해 국고손실을 가한 혐의다.
검찰은 2013년 국가정보원 선거 개입 사건에 대한 수사·재판을 방해한 혐의로 구속수사 중인 김진홍 전 심리전단장을 오는 15일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김 전 단장은 검찰의 국정원 압수수색에 대비해 사건을 축소·은폐하기 위해 위장 사무실을 마련한 후 허위 서류를 비치하고, 직원들에게 허위 내용을 암기시켜 법정에서 위증하게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러한 행위를 위해 구성된 국정원 TF 활동과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31일 문정욱 전 국익정보국장을, 이달 7일 당시 감찰실장이었던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파견 검사였던 이제영 전 의정부지검 형사5부장검사(현 대전고검 검사), 서천호 전 2차장, 고일현 전 종합분석국장 등을 위계공무집행방해·위증교사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국정원 사법 방해에 대해 박근혜 정부 첫 국정원장인 남재준 전 원장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남 전 원장의 소환을 위해 국정원으로부터 추가 자료를 받아 분석하고, 구속된 피의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이날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혐의 등으로 남 전 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김광연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