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한국e스포츠협회를 거쳐 롯데홈쇼핑으로부터 3억원을 수수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를 받고 있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20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문재인 정부 차관급 이상 인사 중 첫 검찰 소환이다.
전 전 수석은 이날 오전 9시57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문재인 정부 고위공직자 가운데 처음으로 비리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는데 심정을 묻자 "다시 한번 과거 의원 시절 전직 비서들의 일탈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청와대에 많은 누가 된 거 같아서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시 한번 분명하게 말씀드리겠다. 정말 저는 그 어떤 불법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 검찰에서 저에 대한 의문과 오해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하도록 하겠다"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e스포츠협회를 거쳐 롯데홈쇼핑으로부터 3억원을 수수한 게 맞느냐는 질문에 전 전 수석은 "그런 것들을설명하라고 검찰에서 부르지 않았겠나. (조사실) 안에서 충분히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 전 수석은 지난 2015년 4월 홈쇼핑 사업권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던 롯데홈쇼핑에 한국e스포츠협회 후원금 3억원을 내도록 요구한 혐의(제3자뇌물)를 받고 있다. 당시 전 전 수석은 홈쇼핑 사업권에 영향력을 가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었고 2013년부터 2014년까지 e스포츠협회장을 맡았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을 상대로 e스포츠협회를 통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전 전 수석은 해당 의혹이 나온 뒤부터 시종일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해왔다. 하지만 의혹이 가라앉지 않자 16일 "불법에 관여한 사실이 없지만, 문재인 대통령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정무수석 자리에서 물러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앞서 법원은 15일 협회 자금 유용 혐의 등을 받는 조모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총장(회장 직무대행)을 구속했다. 조 총장은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 유용 및 자금 세탁, 허위급여 지급 등 혐의로 긴급체포됐었다.법원은 10일에도 한국e스포츠협회 후원금을 횡령한 혐의 등을 받는 전 전 수석의 의원 시절 비서관인 윤모씨를 비롯해 전 전 수석의 의원 시절 비서관 김모씨와 자금 세탁을 도와준 배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지난 2015년 7월 롯데홈쇼핑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전달한 3억원의 후원금 중 일부가 빼돌려진 정황을 포착하고 협회를 압수수색했다.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한국 e스포츠협회 비리 의혹과 관련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