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해운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각종 운임 지수도 전년 대비 개선됐다. 그러나 3분기 국내 컨테이너 선사와 벌크 선사 간 성적표는 엇갈렸다. 벌크 선사들이 빠른 회복세를 보인 반면 컨테이너 선사들은 한진해운 여파에서 헤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20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상하이항운교역소 등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임의 대표 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달 17일 기준 734.1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기준 SCFI 연평균 운임 843.38달러보다 100달러 넘게 낮아졌지만, 지난해 평균(650.12달러)은 여전히 상회한다.
해운경기가 회복하고 있다.
원자재와 곡물을 운반하는 벌크선의 시황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이달 17일 기준 1371달러였다. 지난해 연평균 673달러를 기록했던 BDI는 올해 연평균 1061달러로 388달러 상승했다. 앞서 지난해 2월 BDI는 290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 해운업계가 체감하는 경기를 나타내는 해운업 경기실사지수(BSI)도 지난해 10월 55포인트에서 1년 사이 82포인트로 상승했다.
벌크 선사들은 올 3분기까지 경영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팬오션은 3분기 누적 매출액 1조7392억원, 영업이익 141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8%, 영업이익은 21% 늘었다. 같은 기간 대한해운도 매출액 5173억원, 영업이익 585억원을 기록해 각각 44%, 140% 급증했다.
반면 컨테이너 선사들은 여전히 적자 신세다. 한진해운 파산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상선과 SM상선은 3분기 각각 누적 영업손실 2888억원과 249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상선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손실을 3585억원 크게 줄였지만, 국내 컨테이너 선사들의 흑자 전환은 내년까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상승하고 있는 유가도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여파로 국내 컨테이너 선사들에 대한 화주들의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 해운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한 번 빼앗긴 고객을 되찾아오기 어렵다"며 "몸집도 크게 줄면서 고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