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허인 국민은행장이 21일 전임 행장인 윤종규
KB금융(105560)지주 회장의 경영 일관성, 지속성을 유지하는 한편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식 취임한 허 행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주와 은행은 커뮤니케이션이 상시적이고 진솔해야 한다"며 "(윤 회장과) 충분히 협의하면서 사전소통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윤 회장의 경영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면서 내 생각을 회장이 알 수 있도록 하고, 회장의 생각을 알 수 있도록 교감하겠다"며 "아무리 사소한 것이어도 나중에 생각이 다르면 어려움이 따를 수 있기 때문에 미리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2014년 'KB사태' 이후 3년간 지주 회장·은행장 겸직 체제를 유지하다 다시 분리한 만큼 과거와 같은 불협화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발언으로 보인다. 2014년 KB사태 이후 조직 안정 및 리딩뱅킹 탈환을 위해 선임된 윤 회장은 그동안 지주 회장직과 은행장직을 겸직해왔다.
허 행장은 "2017년과 2014년 KB금융 및 국민은행의 모습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KB사태) 당시는 은행과 지주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을 정도로 떠올리기 싫은, 굉장히 가슴 아픈 역사였으나 3년간 지난 상처를 어느 정도 메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허 행장은 윤 회장과의 교감, 소통에 대해 강조하면서도 인사 등 은행 경영의 독립성도 동시에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영 일관성도 있어야 하지만 나름의 독립성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며 "은행 인사는 내가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은행 집행 임원이 지주 또는 계열사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윤 회장과 잘 협의해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허 행장은 전임 행장의 경영방침에 큰 변화를 주기보다는 지속성과 영속성 차원에서 잘 유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은행장이 됐다고 해서 경영방침을 새롭게 바꾸기보다는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부분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며 "경영은 지속가능해야 한다. 국민은행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하고 후임 행장에게도 잘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허 행장은 윤 회장이 "고객이 KB를 첫째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처럼 고객지향적 경영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허 행장은 "KPI(핵심성과지표)를 포함한 은행의 모든 제도 및 프로세스를 고객지향적 영업활동에 맞춰 과감하고 신속하고 고치고 바꾸겠다"며 "영업점 운영모델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허 행장은 인력 운영과 관련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비용을 줄이는 것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생각은 없다"며 "대규모 희망퇴직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허인 국민은행장(오른쪽)이 21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민은행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