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삼성전자(005930) 인사가 마무리 되면서 삼성 금융사 인사가 주목 받는 가운데 삼성 금융사 CEO 인사는 내년 1월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CEO를 선임해야 하므로 후보군을 정하고 임원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치려면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032830),
삼성화재(000810),
삼성카드(029780) 등 삼성 금융사 인사는 아직 제대로 된 후보군 선정도 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사천리'로 계열사 인사가 진행됐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CEO 선임 이후 임원 인사와 부서장 인사가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 금융사의 인사 마무리는 내년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 금융사 인사가 늦춰지는 이유는 이번 금융사 인사에 60세 미만과 금융사 경력 이라는 키워드가 새롭게 생겨 후보군 물색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금융사 CEO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따라 임추위에서 후보를 추천하고 이사회를 거쳐야 한다. 삼성생명 임추위는 김창수 대표, 김준영·김두철 사외이사 등 3명이며 삼성화재는 안민수 대표, 문효남·조동근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임추위와 이사회 일정이 통상 2주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임추위를 위한 후보군 선정도 안된 상황이라 올해 인사가 힘들다는 것이다.
이번 삼성 금융사 인사에서 주목되는 점은 '60세 미만 룰'이 금융에도 적용될지 여부다. 이번 삼성전자의 세대교체는 단순한 세대교체가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의 3세 경영의 본격적인 시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금융사 승진이 늦고 경험이 중요한 금융사의 특성상 60세 미만 룰이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내부에서는 금융사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금융사 인사가 늦어지는 이유는 또 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 32조에 따르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가 되기 위해선 금융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갖추도록 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금융사 경력을 자격요건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삼성 금융사는 금융권 경험이 없더라도 금융사 CEO로 발탁했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도 삼성물산에서 삼성화재로 이동한 경우다.
이렇듯 60세 미만 룰과 지배구조법이 변수로 작용하면서 하마평 조차 없는 상황이라 직원들 조차 인사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동안 삼성 금융사는 내부승진 케이스가 거의 없었지만 두 키워드에 맞는 인사를 직접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내부승진도 조심그럽게 점쳐지고 있다.
삼성금융사 관계자는 "이번 인사 원칙이 60세 미만 룰로 정해지면서 내부에서는 금융사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부 승진의 경우 부사장급부터 모두 60세 미만이기 때문에 모두가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