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도심 야산에 버려져 야생화된 개가 지속적으로 번식하고 주택가로 출몰함에 따라 서울시와 자치구가 포획에 나서고 있지만, 번식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산에 서식하면서 소유자 없이 목줄은 커녕 어떠한 안전조치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개에 대해서는 소관기관이나 관리법령조차 없는 실정이다.
이에 서울시와 자치구에서는 너구리 등 야생동물과의 접촉으로 인한 광견병 전파 방지 등 공중위해 방지와 등산객 등 시민의 안전을 위해 유기동물에 준해 포획해 관리할 뿐이다.
서울시는 2011년부터 자치구와 함께 개 전용 포획틀과 마취총을 동원해 야생화된 개 포획을 하고 있으며, 서식지역이 넓어짐에 따라 연간 포획 개체 수는 2011년 2마리에서 지난해 115마리, 올 9월까지 102마리에 이를 정도로 급증했다.
결국, 포획 7년차를 맞이했지만, 여전히 야생화된 개가 도심 야산과 주택가 등지를 5~6 마리 내외 무리지어 오르내리며 고양이 등 다른 종의 동물을 해치거나 등산객과 노약자, 어린이 등 주민들에게 위협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오히려 처음 문제가 발생한 서울 종로·성북·은평·서대문구를 넘어 현재는 중·성동·강북·관악·동대문구 일대까지 확산되고 있다.
야생화된 개 대책을 위해서는 서식지·서식현황 파악이 중요한데도 주민 제보에만 의지할 뿐, 주요 서식지가 산이고 활동 범위가 넓다보니 정확한 서식지와 서식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또 사찰에서 제공하는 음식이나 잔반, 등산객이 제공하는 음식물·사료로 인해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은 개들은 산에서 서식하면서 성공적으로 번식하면서 야생화가 심화되며 포획을 어렵게 하고 있다.
현행 포획방법이 포획틀과 마취총으로 제한된 만큼 야생화돼 경계심이 많은 개의 특성상 포획틀에 대한 경험이 있거나, 동료가 잡히는 모습을 목격하면 포획틀에 들어가지 않으며, 주변 등산객이나 시민이 풀어주는 경우도 많다.
마취총의 경우에도 한 번에 많은 개체를 포획할 수 없고, 마취나 수면에 소요되는 시간 동안 이동 가능해 효과가 낮고 위치 추적이 어렵다.
한편, 서울시는 이미 야생화된 개는 주민이 입양하기 어려우며, 광견병 전파 위험으로 인해 보건 측면에서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서울시는 기존의 포획을 넘어 시민·전문가 등과 함께 야생화된 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관리방법을 모색 중이다.
서울시는 동물보호단체 카라와 함께 28일 오후 2시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에서 ‘산에 사는 유기견(들개)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동물 유기 및 야생화 예방을 위한 2차 시민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광장에서 열린 ‘반려동물문화 대축제’에서 유기견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