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지난 24일(현지시각)부터 이틀간 열린 미국 최대 쇼핑 행사 '블랙프라이데이'를 찾은 소비자 수가 1억명을 돌파한 가운데, 국내 유통가의 맞불 작전도 대성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프라이데이는 11월 넷째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 금요일을 말한다. 미국의 연간 소비 중 10~20%가 이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국내 유통업계는 블랙프라이데이로 인해 빠져나가는 해외직구족을 잡기 위해 각자의 플랫폼을 활용한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펼쳤고, 기대이상의 실적이 이어지며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28일 SK플래닛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의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6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 시 정각마다 국내 해외직구족들이 블랙프라이데이에 주로 구매하는 전자제품, 명품 등을 모아 할인가에 내놓은 '타임세일'에서는 준비했던 물량이 모두 완판됐다.
11번가 관계자는 "기대했던 것 보다 실적이 잘 나왔고 일부 상품들은 10분에서 30여분만에 재고가 모두 소진됐다"며 "해외직구족들이 선호하는 품목을 위주로 준비하고 배송비 등이 포함된 상품을 별도로 묶어 선보이는 등 편리한 구매시스템을 갖춘 것이 호응으로 이어진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간 국내 백화점과 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일제히 매출이 신장되며 고무된 표정이다.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11개 유통계열사 전국 1만1000여개 매장에서 '롯데 블랙페스타' 행사를 진행한 롯데유통BU는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12.2% 증가했다. 롯데홈쇼핑과 롯데닷컴의 매출액은 각각 36.5%, 25.2% 증가했으며,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경우도 각각 15.4%, 12.7% 늘어났다. 롯데닷컴은 블랙페스타 행사를 시작한지 하루만에 겨울부츠 제품 6000여족을 판매해 2차 물량까지 공수했다.
이마트(139480)는 오는 29일까지 '블랙 11월' 행사를 통해 과자 등 주요 생필품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간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4.3% 증가했다.
신세계몰도 20일부터 26일까지 연중 최대 할인폭으로 진행되는 '시그니처 세븐데이즈' 행사를 진행한 결과 전년 대비 매출이 33% 신장했다.
G마켓 역시 해외직구 매출이 전년대비 25% 증가하는 데 힘입어 20일~26일 기준 매출이 전년대비 13%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후광효과'라 할 만큼 국내 유통가까지 덩달아 특수를 누리자 업계에서는 '달라진 소비문화'가 이같은 현상을 이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과거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는 '해외직구'가 주류 소비패턴이었지만, 지난해부터 점차 국내 업체를 통한 소비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특히 롯데·
신세계(004170)·이베이코리아 등 유통공룡들이 다양한 플랫폼과 직배송 시스템 도입 등으로 해외배송비 부담을 줄이고, 가격 차이도 줄인 것이 해외직구 열풍을 잠재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해외사이트를 통한 직구 가격이 국내 업체보다 훨씬 저렴해 해외직구 광풍이 불었지만, 최근엔 국내 할인 행사를 잘 활용하면 비슷한 가격대에서 더 안전하게 구매할 수 있다"며 "이런 점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고 이번 블랙프라이데이를 통해 달라진 소비문화가 여실히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롯데유통BU가 진행한 블랙페스타 행사장. 사진/롯데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