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올해 국산 보톡스 수출액이 최초로 11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를 경신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불안 해소로 하반기부터 중국향 수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메디톡스(086900),
휴젤(145020),
휴온스(243070) 등 보톡스 업체들의 4분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30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 보톡스 수출액은 1억191만달러(1108억원)으로 전년 동기(450억원) 대비 두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보톡스 수출액 5468만달러(593억원)를 이미 넘어섰다.
올해 중국과 태국 향 보톡스 수출이 크게 늘었다. 보톡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1~10월 수출액은 4532만달러(약 492억원)로 전년비 36% 늘었다. 같은 기간 2위 수출국인 태국의 수출액은 1651만달러(179억원)로 전년비 177% 증가했다. 이어 홍콩 1219만달러(132억원), 브라질 896만달러(97억원), 일본 313만달러(34억원) 순이었다.
중국향 수출은 매달 증가하는 모습이다. 2017년 8월 중국 수출액이 586만달러(63억원)로 전월(380만달러, 41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9월에는 656만달러(71억원)에 이어 10월에는 751만달러(81억원)로 월 수출액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은 보따리상(따이공)을 통해 보톡스가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사드 불안 해소로 중국 내 따이공 규제가 완화되면서 하반기부터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으로 국산 보톡스는 중국에서 시판허가를 아직 받지 못했다.
보톡스를 수출하는 국내 업체는 메디톡스, 휴젤, 대웅제약, 휴젤, 휴온스 등이다. 이들 업체는 개별국가에서 임상을 실시하지 않고도 판매가 가능한 중동, 동남아, 남미, 일본 등 지역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 2~3년 뒤에는 보톡스 수출이 급격하게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국산 보톡스들이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때문이다.
메디톡스가 내달이나 내년초로 중국 허가신청을 접수할 예정이어서 상용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 휴젤과 대웅제약은 중국에서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보톡스 시장은 5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블랙마켓(암시장)이 활성화돼 있어 실제론 몇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진출은 대웅제약이 앞서 있다. 대웅제약은 올초 미국 FDA에 시판허가를 신청했다. 2019년 초 미국 발매가 예상된다. 휴젤이 올해 말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파트너사인 엘러간이 미국 3상을 신청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 보톡스 시장은 2조원으로 추정된다. 엘러간 '보톡스'가 독점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피부·미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품질과 약효가 우수하고 저렴한 국산 보톡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 사드 불안 해소로 보톡스뿐만 아니라 필러 수출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피부·미용 수출 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