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 지하철 중 최고의 ‘지옥철’이라는 악명을 갖고 있는 9호선의 혼잡도가 200% 이하로 떨어졌다.
28일 서울시의 최근 5년간 9호선 혼잡도를 살펴보면 완행보다 더 혼잡한 급행열차의 지난해 혼잡도가 조사 대상인 가양·염창·당산·여의도·노량진 5개 역사 모두에서 처음으로 200% 이하로 나타났다.
9호선 혼잡도는 이용인원이 집중되는 오전 출근시간대(오전 7~9시) 혼잡구간(가양~노량진, 상행)에 한해 목측으로 혼잡도 조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급행 혼잡도 조사에서 오전 7~8시 가양 138%, 염창 194%, 당산 188%, 여의도 173%, 노량진 170%, 5개 역사 평균 172%로 나타났다.
오전 8~9시에는 가양 159%, 염창 198%, 당산 166%, 여의도 170%, 노량진 172%, 5개 역사 평균 173%였다.
2015년 조사에서는 가양역만 오전 7~8시 155%, 8~9시 166%로 200% 밑으로 나타났을 뿐, 다른 4개 역사는 모두 200% 이상이었다.
염창역의 경우 오전 7~8시 230%, 8~9시 233%로 5년간 혼잡도 조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지하철 혼잡도 34%는 빈 좌석이 없는 수준을 말하며, 140%는 객실통로에 4열 입석과 각 출입문에 4~5열로 선 정도를 의미한다.
지난해 혼잡도 수준인 190%는 객실통로에 5열 입석, 출입문에 8열로 입석한 상태다.
혼잡도 230%는 지하철 한 칸(150명)의 2배가 넘는 인원이 발디딜 틈 없이 가득 차 사실상 승차한계나 다름없다.
극심한 혼잡도를 빚는 9호선은 2단계 개통 이후 일일 48만명이 이용하며 ‘공중부양을 한다’, ‘산소가 부족하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다른 서울지하철은 6~10량 1편성으로 운행되는 것과 달리 고작 4량으로 운행되고 있다. 강서·여의도·강남 등 서울 동서축을 꿰뚫는 황금노선인데도 수요예측에 실패한 셈이다.
이에 서울시는 차량 편성을 늘리는 등 혼잡도를 130~140% 수준까지 낮추고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당초 내년 상반기 계획을 앞당겨 올 연말부터 우선 3개 편성을 4량에서 6량으로 늘릴 계획이다.
앞서 2015년 70량을 발주한 결과 지난해 8월에는 4량 4편성을 우선 ‘셔틀형 급행열차’로 투입해 혼잡도를 낮추고 급한 불을 끈 바 있다.
나머지 분량도 서둘러 투입해 내년 6월까지 6량으로 된 급행열차 17편성을 선보일 계획이다.
3단계 개통에 따른 승객 수 증가에 대비해 지난해 12월 32량을 추가 발주, 종합운동장∼보훈병원 9.1㎞ 구간인 9호선 3단계 공사를 마치는 내년 하반기에는 모든 9호선 열차를 6량으로 편성할 방침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에서 시민들이 종합운동장역으로 가는 급행열차를 타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