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수석 "포토라인 네 번째…숙명이라면 받아들이겠다"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등 사찰 관여 혐의 피의자 신분 출석

입력 : 2017-11-29 오전 10:03:59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익정보국장의 비선 보고 혐의를 받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9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우 전 수석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우 전 수석은 이날 오전 9시52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자리에서 "지난 1년 사이에 포토라인에 네 번째로 섰다. 이게 제 숙명이라면 받아들이고, 헤쳐나가는 것도 제 몫이라 생각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불법 사찰 지시하고, 비선 보고받았다는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검찰에서 충분히 밝히겠다"고 대답했다.
 
우 전 수석은 이석수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등 추 전 국장의 민간인·공무원 사찰 내용을 보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국가정보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지난 24일 우 전 수석의 휴대전화와 차량을 압수수색했으며, 26일 이 전 감찰관에 대한 동향수집을 전달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국정원 적폐청산 TF 조사 결과를 보면 추 전 국장은 지난해 7월 말 우 전 수석의 처가 부동산 넥슨 매각 등 혐의가 보도된 후 이 전 감찰관이 감찰에 착수하자 부하직원에게 이 전 감찰관의 친교 인물 등에 대한 동향수집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내용을 우 전 수석에게 2회 보고했다. 검찰은 추 전 국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해당 동향수집이 최 전 차장에게도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전 국장은 지난해 3월 세종시에 근무하던 직원에게 문체부 간부 8명의 명단을 불러주면서 이들의 세평을 작성·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추 전 국장이 세평 작성을 지시한 8명 중 6명은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에게 인사 조처를 요구한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 혐의에 적시된 간부와 같지만, 국정원 적폐청산 TF는 추 전 국장이 이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경위와 보고 경로 등은 확인하지 못했다.
 
검찰이 이날 우 전 수석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한 후 이미 2차례 기각됐던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지 주목된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각각 지난 2월과 4월 직권남용 등 혐의로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모두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이에 우 전 수석은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우 전 수석은 문체부 직원 6명을 상대로 한 좌천성 인사와 CJ E&M(130960)에 대한 표적 조사를 거부한 공정거래위원회 담당 국장을 퇴직시키는 과정에 개입하고, 한국인삼공사 일부 인사와 미르·K스포츠재단 이사장과 임원을 상대로 민정수석실 차원에서 인사 검증을 진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국정에 개입하도록 감찰·예방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혐의도 적용됐다.
 
우병우(왼쪽)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이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방조' 24차 공판에 피고인과 증인 신분으로 각각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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