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휴대폰의 전산 마감시간을 기존 오후 8시에서 6~7시로 앞당기는 방안이 추진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신규가입·기기변경·번호이동 등을 처리하는 전산 마감시간을 오후 6~7시로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뉴시스
방통위 관계자는 29일 "유통망에서 마감시간 단축 건의가 있었다"며 "휴대폰 유통망 종사자들이 늦은 시간까지 격무에 시달린다는 지적이 있어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이통사들과 전산 마감시간을 앞당기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번호이동은 오후 8시, 기기변경과 신규 개통은 오후 10시까지 가능하다. 마감시간 단축은 이통사 대리점에서 먼저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28일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안양시의 한 SK텔레콤 대리점을 방문했을 때에도 마감시간을 한 시간 앞당겨달라는 건의가 나온 바 있다. 당시 이 위원장은 "휴대폰 판매업 종사자들은 일반 국민과 다른 시간대에 일을 하고 있다"며 "오전 근무시간을 줄이는 등의 방법을 강구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판매점 업계에서는 마감시간 단축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손님이 가장 많은 저녁 시간대에 영업을 할 수 없고, 휴대폰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도 불편을 겪는다는 이유에서다. 홍기성 한국이동통신판매점협회장은 "오후 6~8시에 퇴근한 직장인과 하교한 학생들이 휴대폰을 보러 많이 오는데 개통을 못하게 하면 매출에 막대한 지장이 생길 것"이라며 "매출 감소에 영업시간까지 줄어들면 직원들을 내보낼 수밖에 없어 일자리도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중균 전국이동통신집단상권연합회장은 "일요일 전산휴무에 이어 개통 마감시간까지 단축하는 것은 판매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소비자들도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를 포함한 세 협회는 "판매점의 근무시간과 매출 등에 직결되는 사안임에도 판매점들을 제외하고 방통위와 이통사들끼리 이 문제를 논의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집단상권연합회는 방통위와 이통3사에게 마감시간 단축에 반대하는 내용의 항의 서한을 발송할 계획이다.
마감시간 단축에 대해 각 이통사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SK텔레콤과 KT는 긍정적인 반면, LG유플러스는 현행 시간대를 유지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