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종합감사 결과 발표가 임박했다.
22일 과기정통부는 KAIT에 대한 감사 결과를 심의 중이다. 심의를 끝으로 이달 중으로 처분요구서를 KAIT로 발송할 계획이다. 처분요구서에는 감사를 바탕으로 한 징계나 제도개선 등의 내용이 담긴다. KAIT가 불복할 경우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재심의가 신청되면 과기정통부는 변호사 등 외부위원과 함께 다시 심의를 한 후 결과를 통보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KAIT에 대한 종합감사를 진행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올해 8~9개 기관에 대해 감사를 진행했는데 KAIT도 그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가 KAIT에 대한 감사 중 가장 주목한 분야는 신분증스캐너다. KAIT가 운영 주체로, 신분증 복사로 인한 명의도용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도입됐다. 전국 2만5000여개의 휴대폰 판매점과 대리점들은 휴대폰 개통시 가입자의 신분증을 반드시 신분증스캐너를 통해 인증받아야 한다. 하지만 도입 초기부터 신분증 인식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 오작동이 있어 제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제품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 대한 안내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휴대폰 유통망 관계자는 "제품이 파손되거나 분실됐을 경우 사후서비스(AS)에 대한 안내 절차가 없어 판매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점과 대리점들은 신분증스캐너를 매장에 설치하면 보증금으로 대당 10만원을 KAIT에 내고 있다.
신분증스캐너는 보임테크놀로지라는 제조사에서 독점 공급한다. 판매점 입장에서는 유사 제품들도 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독점 계약의 배경에 대해서도 감사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KAIT는 최근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에도 신분증스캐너 도입을 요청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대부분 온라인을 통해 본인 확인을 거친 후 가입자를 받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감사 기간 중 신분증스캐너를 가장 자세히 들여다봤다"며 "그외에도 KAIT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감사했다"고 말했다.
KAIT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회원사로 있는 단체다. 과기정통부의 통신·정보보호 등의 위탁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종합감사 대상 기관이다. 현재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회장을 맡고 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