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2017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중학교 3학년 학생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 모두 국어와 수학 과목에서 지난해 대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각각 증가했다. 또 영어를 포함해 전 과목에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강세를 보였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러한 내용의 ‘2017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6월20일 전국 중학교 3학년·고등학교 2학년 학생 93만5059명 중 약 3%인 2만8131명(중3 1만3311명, 고2 1만4820명)을 추출해 국어와 수학, 영어 과목에 대한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했다.
이번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전수평가 방식에서 표집평가로 전환 후 치러진 첫 평가다. 지난 2008년부터 이어져 온 기존 전수평가는 전국 학교와 학생을 줄 세우는 ‘일제고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올해 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우선 국어와 수학에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과목의 경우 중3 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지난해 2.0%에서 2.5%로, 고2 학생은 3.2%에서 4.7%로 각각 증가했다. 수학 역시 중3 학생은 4.9%에서 6.9%로, 고2 학생은 5.3%에서 9.2%로 늘어났다.
반면, 영어과목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중3, 고2 학생 모두 4.0%에서 3.1%로, 5.1%에서 3.8%로 감소했다.
성별에 있어서는 여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남학생보다 낮게 나타났다. 중3 학생의 과목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국어(남 3.8%, 여 1.0%), 수학(남 8.0%, 여 5.8%), 영어(남 4.2%, 여 1.8%) 모두 남학생이 높았다.
고2 학생 역시 남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높았다. 과목별로 살펴보면, 국어(남 6.7%, 여 2.4%), 수학(남 10.8%, 여 7.5%), 영어(남 5.2%, 2.3%)로 각각 나타났다.
대도시와 읍면지역 간 학업성취도 격차도 여전했다. 읍면지역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모든 과목에서 대도시에 비교해 높게 나왔다.
중3 학생의 국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대도시 2.7%, 읍면 3.1%로 각각 나타났다. 수학(대도시 6.4%, 읍면 7.6%)과 영어(대도시 2.9%, 읍면 3.6%)도 읍면지역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높았다.
고2 학생의 경우도 국어(대도시 4.7%, 읍면 6.4%), 수학(대도시 8.5%, 읍면 12.1%), 영어(대도시 3.5%, 읍면 5.9%)로 읍면지역 기초학력이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학업성취도와의 연관성을 설명하기 위한 별도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자기주도 학습 시간이 길수록 학업성취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3 학생의 경우 자기주도학습을 전혀 하지 않은 학생(17.4%)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56.2%에 그친데 반해, 3시간 이상 학습한 학생(12.8%)의 경우 88.5%로 나타났다. 고2 학생은 전혀 하지 않은 학생(11.4%)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43.7%, 3시간 이상 학습한 학생(17.5%)의 비율은 91.9%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교육부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시행한 ‘온라인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을 내년부터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이중현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은 “역량중심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적용에 따라 학업성취도 평가 패러다임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교과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내년 하반기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2017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가 치러진 지난 6월20일 오전 경기 수원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