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이번주는 반도체 업황 우려에 따른 IT종목의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주목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는 이번주 코스피밴드를 2440~2550포인트로 전망하면서, IT종목을 둘러싼 경계감을 변수로 지목했다.
전문가들은 지난주 코스피가 IT섹터를 중심으로 급락한데 이어 이번주에도 지지부진한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세제개편안 통과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IT업종 수혜는 적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서다.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도 커지면서 시장 경계감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다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이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한국 시장에서 장기적인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미국 증시에서 세제개편안 통과 가능성이 커지면서 법인세율 인하에 따른 주당순이익(EPS) 증가 기대가 주가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면서 "IT는 대표적인 비수혜섹터로, 이미 조세회피 기법을 통해 실효세율이 2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법인세 인하 기대감이 큰 운송, 통신 등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올 들어 상승폭이 가장 컸던 반도체 등 IT종목에 대한 차익실현 압력이 커졌고, 한국시장에도 이러한 흐름이 반영됐다" 말했다.
이어 "최근 미 세제개편안 통과와 한국의 완화적인 금리인상 속도를 감안할 때 환율 상승 반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원화 자산 보유에 따른 환손실 우려가 있다"면서 "세제개편안 이슈가 연말까지 미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요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변동성은 지속되겠지만, 반도체 업황은 상승 사이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90%를 넘어선 가운데 글로벌 증시에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사전적 경계감이 반영되고 있다"면서 "다만 글로벌 IT 수요를 구성하는 미국과 중국의 매크로 환경이 여전히 긍정적이고, 미국의 투자환경 역시 슈퍼 사이클로 진입을 시도하는 상황이어서 중장기 성장성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IT섹터의 상대적인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점에서도 단기 조정에 무게를 실었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파급 효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시장금리가 먼저 오르면서 대출금리도 오른 상태여서 후폭풍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한은이 완만한 금리인상을 예고했지만 저금리 기조가 사실상 마감됐다는 부담감이 증시를 압박할 수 있고, 향후 대출금리가 추가로 오를 경우 가계신용과 내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번주는 반도체 업황 우려에 따른 IT주 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반응이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후 열린 통화정책방향설명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