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의료용 소독제 판 제조업자 8명 형사입건

결핵·폐렴 위험…징역 5년 또는 벌금 5000만원 이하

입력 : 2017-12-12 오전 11:15: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일반 소독제를 수술 기구와 내시경 기구를 닦는 의료용 소독제로 허위 판매한 업자들이 적발됐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식품첨가물이나 공산품으로 제조한 소독제를 의료용 소독제로 표시·광고하면서 제조·판매한 제조업자 8명을 약사법 위반으로 형사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식품첨가물은 음식의 감미·착색·표백·살균 등을 위해 식품에 사용하는 물질로, 식품첨가물로 제조한 소독제는 식품 기구·용기·포장을 살균 내지 소독하는 데 이용한다. 공산품으로 제조한 소독제에는 과산화수소 등의 의약외품, 손 세정제 등이 있다.
 
문제의 제조업자들은 식품첨가물로 만든 소독제를 의료용 소독제인 것처럼 팔기 위해 제품용기에 식품첨가물 표시 없이 식품의약품안전처 마크와 병원표시 문양을 표기하고 의료용 소독제라는 단어를 영어로 적어넣었다. 용기에는 세척·소독·멸균이 동시에 가능한 차세대 소독제로 수술 기구, 마취기, 내시경 기구, 신장투석기 멸균소독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설명까지 붙어있다.
 
제조업자들은 소독제에 대한 전문 지식도 없고 교육을 받지 않아 의약품으로 허가받은 타사 제품의 광고 내용을 베꼈다.
 
일부 병원은 비용 절감 목적이나 인식 부족으로 인해 의료용으로 허가받은 소독제인지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고 식품첨가물로 제조한 소독제를 내시경 등 의료기기 소독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혈액투석기, 내시경기구는 제대로 소독·멸균 처리되지 않으면 환자가 살모넬라, 결핵, C형 간염 등에 걸리거나 폐렴구균 등에 오염될 수도 있다. 현행 의료법의 '의료기관 사용 기구 및 물품 소독 지침'은 모든 형태의 미생물을 파괴하는 높은 수준의 소독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이들은 약사법에 따라 최장 5년의 징역 혹은 최대 5000만원의 벌금을 받는다.
 
강필영 민생사법경찰단장은 “감염사고 예방을 위해 식품첨가물이나 공산품으로 제조한 소독제를 의약품과 비슷하게 표시해 제조·판매한 약사법 위반사범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며, “서울시 특사경은 향후에도 시민 안전을 위해 생활과 밀접한 민생 부문을 꾸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식품첨가물로 제조한 소독제. 각종 의료기구 등에 사용하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사진/서울시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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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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