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정부의 제8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2030년 최대전력수요는 100.5GW다. 2년전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113.2GW보다 12.7GW, 약 11%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원전을 줄이겠다는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GW는 통상 발전소 1기가 생산할 수 있는 분량의 전력이다. 즉 2030년까지 줄어드는 원전이 6기지만 전력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전력 수요가 줄어든 것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감소에 따른 것으로 정부는 설명했다. GDP 성장률은 전력 수요를 전망하는 주요 변수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대비 약 1%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산업통상자원부는 예측했다. 박성택 산업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지난 8월 2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중기재정전망을 반영한 결과 GDP는 올해부터 2012년까지는 매년 3.0%, 이후 2031년까지는 연평균 2.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수요관리 계획을 통해 줄일 수 있는 전력이 13.2GW, 전기차 확산에 따라 증가하는 전력 0.3GW도 이번 계획에 반영됐다. 2030년 전력 수요에 적정 설비예비율인 22%를 더한 적정 설비용량은 122.6GW로 산정됐다. 기존 설비계획에 따라 2030년 확보가 가능한 전력은 118.3GW며, 이에 따라 필요한 신규 전력 설비 용량은 4.3GW로 계산됐다. 정부는 이 부족분을 액화천연가스(LNG·3.2GW)와 양수발전기(2GW)의 설비용량으로 채울 계획이다.
원전 6기 폐쇄…월성1호기 조기 폐로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과 석탄 발전의 비중을 줄이고 LNG와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높여갈 계획이다.
현재 24기인 원전은 2030년이 되면 18기로 줄어든다. 또 노후 원전 11기는 모두 수명연장이 금지된다. 가장 먼저 설계수명이 다하는 월성 1호기는 내년 상반기 중 조기 폐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 때문에 정부는 이번 전력수급계획에 월성 1호기의 생산 전력량(0.6GW)을 제외했다.
정부는 추후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의 영구정지를 위한 운영 변경 승인을 거쳐 조기 폐로 정식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박 정책관은 "전력수급계획은 수급의 안정성을 기초로 하고 있고, 이 때문에 2022년 설계수명이 다하는 월성 1호기는 수급에 대한 기여가 불확실 할 것으로 예상돼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원전도 수명에 맞춰 운영 기간 연장 없이 폐로에 돌입한다. 정부는 2023년 고리 2호기, 2024년 고리 3호기, 2025년 고리 4호기·한빛 1호기, 2026년 월성 2호기·한빛 2호기, 2027년 한울 1호기·월성 3호기, 2028년 한울 2호기, 2029년 월성 4호기 등을 차례로 폐로할 예정이다.
석탄, LNG로 전환…신재생은 확대
정부는 또 석탄 화력발전소도 점차 줄여나간다. 노후 10기는 조기폐쇄 과정에 들어가고, 6기를 LNG로 전환한다. 또 신규 건설이 예정됐던 9기 가운데 공정률이 낮은 2기를 제외한 7기만 건설이 진행된다.
이같은 내용이 반영된 석탄 발전 설비용량은 올해 36.8GW에서 신규 석탄발전소 7기(7.3GW)가 추가돼 42GW로 늘었다가, 2030년 39.9GW로 줄어들 전망이다. LNG 발전 설비용량은 올해 37.4GW에서 2030년 44.3GW로 늘어난다.
원전과 석탄 화력 발전이 줄어드는 대신 신재생 발전의 비중은 크게 늘어난다. 정격용량 기준 신재생에너지 설비 발전량은 올해 11.3GW에서 2030년 58.5GW로 5배 높아진다. 신재생에너지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태양광은 33.5GW, 풍력 발전소는 17.7GW 용량을 새로 설치해 발전량을 늘린다는게 정부의 계획이다. 신재생 전원의 출력이 불안정해지는 상황에 대비해 2GW 규모의 양수발전소 3곳도 확충할 방침이다.
박 정책관은 "이번 계획은 발전소 건설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 보다는 수요관리를 통해 합리적인 목표 수요를 설정하는데 중점을 두고 세웠다"며 "신규 발전 설비의 경우 대규모 원전이나 석탄 위주에서 벗어나 신재생에너지나 LNG 발전을 우선시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2030년 전체 에너지 중 석탄화력은 36.1%, 원전은 23.9%, 신재생은 20%, LNG는 18.8% 순으로 전원이 구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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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