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SK텔레콤이 뒤늦게 갤럭시노트7 판매장려금 회수에 나서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이어진 노트7 리콜 과정에서 장려금을 모두 회수했다. 지난해 8월 출시된 노트7은 배터리 결함으로 같은 해 10월 단종됐다.
SK텔레콤은 지난달 말 전국 대리점들에게 노트7 환수 정책을 공지했다. 노트7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장려금을 재정산하는 것이 골자다. 개통한 대리점에서 노트7을 새 단말기로 기기변경한 경우를 제외한 ▲개통 철회(해지) ▲중고 단말기로 기변 ▲타 대리점에서 기변 등의 경우에는 지급된 장려금을 재정산한다. 재정산은 장려금의 회수를 의미한다고 대리점들은 설명했다. SK텔레콤은 각 대리점의 소명을 듣고, 오는 27일까지 최종적으로 장려금을 회수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서울의 한 SK텔레콤 매장에 회수된 갤럭시노트7이 쌓여있다. 사진/뉴시스
대리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관계자는 18일 "SK텔레콤이 장려금 회수 시기에 대한 예고나 설명 없이 회수를 진행하다 보니 대리점들에게는 큰 부담"이라며 "중요한 일정에 대해서는 사전에 알려줘야 대리점들도 준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SK텔레콤은 유통망을 배려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노트7 리콜 과정에서 잘못 정산된 판매장려금을 보정하기 위한 조치이며, 유통망 확인을 거쳐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올 초 리콜 사태로 바빴던 유통망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차원에서 연말에 회수 조치하게 됐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연말을 맞아 실적 관리를 위해 노트7 장려금 회수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통 3사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을 보면 SK텔레콤만 역성장했다. SK텔레콤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연결기준)은 1조2261억7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했다. 반면 KT는 2.3%, LG유플러스는 11.2% 증가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노트7 장려금 회수는 연말 실적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통 3사와 유통망은 노트7 보상금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초 이통 3사에 노트7 리콜 보상 비용으로 약 450억원을 지급했다. 이통 3사는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금액을 대리점에 모두 지급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판매점들은 일부 금액을 제외하고 대리점에 지급한 이통사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돈이 대리점에서 판매점까지 유통망 최하위까지 모두 전달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제조사와 이통사, 유통망, 과기정통부가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아직 논의의 장은 마련되지 못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