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스마트폰이 대형 냉장고 한 대 가격인 200만원을 넘나드는 등 초고가 시대로 접어들었다. 포화 상태에 이른 시장 상황과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이미지 구축 및 틈새시장 공략 등 제조사들의 전략이 초고가의 스마트폰을 탄생시키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 X 99아반트 스페셜 에디션'.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
삼성전자는 19일 디지털 아트 브랜드인 99아반트와 협업한 '갤럭시노트8 X 99아반트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삼성전자 홈페이지를 통해 99대 한정 판매되며, 출고가는 199만1000원이다. 99아반트 대표이자 아티스트인 한승우 작가의 '산군, Tiger the Guardian: no.8' 작품을 품었다. 삼성전자 측은 "99아반트의 작품은 1~99번까지 고유의 번호를 가지며 한정판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면서 "특별한 가치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중국시장을 겨냥한 초고가 스마트폰도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중국에서 이동통신사 차이나텔레콤과 함께 300만원대 수준의 폴더형 스마트폰 'W2018'을 출시한다. W2018은 4.2인치 HD디스플레이의 스크린 두 개와 인공지능 음성비서 빅스비, 퀄컴 스냅드래곤 835 칩셋 등 고사양을 갖췄다.
LG전자도 이달 말 200만원대 'LG 시그니처 에디션'을 출시한다. 300대 한정으로 국내에서만 출시되며, LG전자 역대 스마트폰 중 최고가다. 최고급 사양은 물론, 소재도 명품 시계에 사용되는 지르코늄 세라믹을 채용했다. LG전자는 가전에서 대성공을 거둔 초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모바일에도 적용해 추락한 위상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제조사들이 초고가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이유는 브랜드 가치 제고를 통한 파생 라인업의 판매 확대와 함께 초고가 시장에 대한 진단 등으로 요약된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과거처럼 이익을 창출하기는 녹록치 않다. 결국 답은 프리미엄인 셈. 여기에다 한정판이라는 희소성의 가치를 더했다. 이런 까닭에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도 상승세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ASP는 전년보다 7% 증가한 285달러로 예측되며, 내년에는 307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다만 이 같은 가격정책이 흥행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최근 들어 고사양의 중저가 제품들도 연이어 등장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초고가 제품은 대중화를 노렸다기보다, 브랜드 이미지 상승효과와 함께 1% 시장의 가능성을 엿보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