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KB금융(105560)지주와
신한지주(055550)(신한금융지주)가 올해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 가운데 KB금융이 근소한 차이로 리딩뱅크 타이틀을 거머쥘 것으로 전망됐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올해 각각 3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KB금융의 경우 3조3853억원의 연간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신한금융은 3조3189억원으로 전망됐다.
양사의 연간 순이익 전망치 차이는 불과 664억원으로 전망대로라면 KB금융이 9년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하게 된다.
그동안 리딩뱅크 자리를 지켜왔던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에도 99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87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KB금융을 제치며 리딩뱅크 수성을 자신해왔다.
그러나 2분기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KB금융이 2분기 9901억원, 신한금융이 892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실적을 앞섰다. 이에 따라 2분기까지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누적 순이익 격차가 289억원으로 좁혀졌다.
KB금융이 누적 순이익으로 신한금융을 앞서기 시작한 것은 올해 3분기부터다. KB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2조7577억원을 달성하며 2조7064억원을 기록한 신한금융보다 앞섰다.
양사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 차이가 600여억원에 불과한 데다 4분기 실적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이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할 것으로 예상이 대다수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이 리딩뱅크 탈환에 근접하게 된 비결로 인수·합병(M&A)을 꼽고 있다. KB금융은 2014년 'KB사태' 이후 재도약을 위해 윤종규 회장을 선임하고 이사진을 새로 꾸렸다.
이후 윤 회장은 KB금융의 약점이었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을 잇따라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올해에는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완전 자회사로 포함시키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의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KB금융 회장과 국민은행장을 겸직해왔던 윤 회장이 겸직을 해제, 허인 행장이 국민은행을 이끌도록 2기 경영구도를 완성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지주 회장과 국민은행장을 분리해 보다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췄고 비은행 M&A에 이어 시너지 제고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보다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윤 회장은 추가 M&A를 통해 리딩뱅크 자리를 공고히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기회가 생기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M&A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겠다"며 "국내에서는 생명보험 분야에서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보강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 역시 이에 뒤처지지 않고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M&A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2007년 LG카드를 인수한 이후 M&A 시장에서 경쟁사들에 비해 보수적으로 접근해왔다.
그는 지난 9월 창립기념사를 통해 "시장을 예의주시하면서 기회가 왔을 때 M&A를 비롯한 다양한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모두 M&A에 적극 나서겠다고 공언한 만큼 내년에도 리딩뱅크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영업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대손비용 등 일회성 요인 관리도 리딩뱅크 경쟁과 관련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