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징역 4년의 실형과 함께 벌금 45억원을 선고받았다. 신동빈 회장은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김상동)는 22일 특정범죄가중법 위반(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신 총괄 회장과 신 회장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를 감안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기로 했다.
함께 기소된 신 총괄회장의 사실혼 관계 처 서미경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신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징역 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신동주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무죄가 선고됐다.
이들 총수 일가와 함께 기소된 채정병 전 롯데카드 사장은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 소진세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은 신 부회장과 함께 무죄를 선고받았다.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 등과 함께 지난 2005년부터 2016년까지 직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는 신 전 부회장 등에 대한 급여 지급으로 508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 회장 등은 2003년부터 2013년까지 롯데시네마 매점을 서씨와 신 이사장 등이 운영하는 회사에 넘겨주는 등 778억원의 손해를, 신 회장과 소 위원장, 황 실장 등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롯데피에스넷 유상신주 고가 인수 등 471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2006년 차명으로 보유한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6.21%를 싱가포르, 홍콩, 미국에 있는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매매로 가장해 서씨, 신 이사장에게 증여하면서 증여세 858억원을 포탈하는 등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조세) 혐의도 적용됐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 신 회장과 공모해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롯데그룹 12개 계열사로부터 급여 명목으로 391억원을 받는 등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신 회장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1000억원을, 신 총괄회장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3000만원을, 신 전 부회장에게 징역 5년에 벌금 125억원을 구형했다. 신 이사장은 징역 7년에 벌금 2200억원, 서씨는 징역 7년에 벌금 1200억원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채 사장과 황 실장, 소 위원장, 강 전 사장에게 모두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전담 수사팀을 구성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4월부터 6개월간 롯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