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에 현중까지 유상증자…조선업 '한숨만'

수주불황 여파로 유동성 위기…'감춰진 부실' 의혹에 시장 출렁

입력 : 2017-12-27 오후 6:36:58
[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조선업계 수주불황의 여파가 거세다. 수주불황으로 인한 일감절벽은 업계에 유동성 위기를 안겼다. 타개책으로 삼성중공업이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현대중공업도 유상증자 계획을 내놧다. 수주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한 데다, 원자재가격 상승 등 대내외 악재가 겹쳐 조선업계가 위태롭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1조287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재무구조 개선과 연구개발 투자를 통한 사업경쟁력 강화 목적이다. 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27일 장 시작과 동시에 현대중공업 주가는 28.75% 폭락하며 9만69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동반 하락했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뉴시스
 
조선업계의 잇단 유상증자 발표에 해석이 분분하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조1000억원대에 이어 이달 6일 1조5000억원대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회사는 차입금 상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신임 남준우 사장의 경영 부담을 덜기 위해 현 경영진이 대규모의 충당금을 쌓았다는 해석도 내놨다.
 
현대중공업도 순차입금 해소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3조5000억원 규모의 경영개선 계획을 초과 달성했음에도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 것에 시장은 불안감을 보인다. 감춰진 부실이 더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짙어졌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3차례나 유상증자를 진행해 3조3778억원을 확보했다. 조선3사가 최근 2년간 단행한 유상증자 규모는 10조원대를 훌쩍 넘어선다.
 
유동성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업계는 원재료인 후판 등 철강재 가격이 올라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해양플랜트 등 한국 조선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일감들은 중국과 싱가포르 등에 빼앗겼다. 업계는 한국보다 10%가량 낮은 가격에 진입하는 신흥국들과의 경쟁력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이다.
 
내년 경영환경 전망도 좋지 않다. 수주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계속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내년 2400억원의 영업손실을 예측했다. 현대중공업도 영업손실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영업이익이 469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4087억원을 기록했던 점을 고려할 때, 4분기 적자규모가 3618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2015년 말부터 이어진 수주불황의 여파가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조선사들에 영향을 주면서 회사들이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금융권에서 조선업에 대한 여신 규모를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재원 확보가 우선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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