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CES가 올해로 51회를 맞아 9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달군다. CES는 독일의 IFA, 스페인의 MWC와 함께 세계 3대 IT 전시회로 꼽히며, 규모와 영향력 등에서 단연 압도적이다. 150여개 국가에서 대표선수들로 꼽히는 4000여개의 기업이 CES 2018 무대에 오르며, 방문객은 17만명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를 중심으로 전시장 규모만 24만㎡에 달한다. 축구장 33개를 합친 것보다 넓다.
미국 유력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하는 글로벌 100대 기업 가운데 70여개가 CES 2018을 찾아 숨겨둔 비밀병기를 비롯해 화려한 첨단기술을 뽐낼 예정으로, 무대 뒤편에서는 북미 등 세계 각 국에서 몰려든 바이어들과의 치열한 영업전쟁이 펼쳐진다. 각 국의 취재진도 라스베이거스에 속속 도착해 CES 개막만을 기다리고 있다. 올 한 해 전자·IT산업의 동향과 기술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특히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 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CES를 주관하는 개리 샤피로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회장은 "이번 CES는 스마트시티를 경험해 볼 완벽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CES 2018의 주제는 '스마트시티'로, 지난해 '스마트홈'에서 도시로 영역을 크게 넓혔다. 스마트시티는 사람을 중심으로 집, 도로, 자동차, 가전제품 등 도시의 모든 요소가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공간을 말한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초(超) 연결성을 기반으로, 불과 1년 만에 사적 공간을 벗어나 도시 전체를 이어주는 단계까지 진일보했다. 자연스레 전시 카테고리도 기존 가전 중심에서 모바일, 콘텐츠, IoT, 로봇, 보안, 자동차 등 사실상 전 산업군으로 확대됐다. 전통적 의미의 업종 간 경계는 무너졌고, 융·복합이 대세가 됐다. 개방과 이를 기반으로 한 생태계 확장도 필수다.
이 같은 흐름에 구글은 올해 처음으로 CES에 참가해 '맨해튼'이라는 암호명의 스마트홈 기기를 공개한다. 아마존은 별도 전시장을 꾸리지는 않지만 참여기업 상당수가 아마존의 음성인식 플랫폼 알렉사를 채택, 간접적으로 위상을 증명한다. CES 터줏대감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AI 기술을 내세워 관람객 시선을 끈다. 삼성전자는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인 '빅스비'를 고도화하고, 스마트폰과 가전 등 전 제품군으로 적용 영역을 확대한다. LG전자는 이번 전시회 주인공으로 인공지능 브랜드 '씽큐(ThinQ)'를 낙점하고, 독자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 '딥씽큐'도 공개한다.
스마트시티의 핵심인 자동차도 등장한다. 현대·기아차, 포드, BMW, 토요타 등 글로벌 시장을 누비는 완성차업체들과 함께 현대모비스, 보쉬 등 부품사들도 참가해 열기를 더한다.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 기술의 향연을 위해 AI, IoT, 5G(5세대) 이동통신 등이 자동차와 융합한다. 이외에 기존 CES 주연을 도맡았던 TV와 디스플레이에서는 4K를 넘어 8K가 대세로 등장하며, 롤러블 등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최고기술 등도 구현될 예정이다. 중심에는 삼성과 LG가 있다.
이달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가 열린다. 사진/CES홈페이지
기조연설도 AI, 통신, 자동차 등을 망라한다. 첫 주자는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다. 개막 전날인 8일 '미래 혁신을 바꾸는 데이터'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다. 짐 해킷 포드 CEO는 개막 당일 연설을 통해 스마트시티를 위한 자율주행차의 역할과 이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다. 이밖에 리처드 유 화웨이 CEO는 2년 연속 CES 기조연설자로 나서 달라진 중국 위상을 입증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