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 최측근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8일 방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UAE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해소될지 주목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칼둔 청장의 방한에 대해 “UAE 인사 방문과 관련해 그 어떤 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방한을 부인한 것이 아닌 긍정도 부정도 않는 ‘NCND(neither confirm nor deny)’ 입장을 보인 것은 사실상 방한을 시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칼둔 행정청장은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의 최측근 인사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달 초 문재인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UAE를 방문해 왕세제를 예방했을 당시 배석한 인물로, 2009년 우리나라가 수주한 원전 사업의 발주처인 UAE 원자력공사(ENEC) 이사회 의장과 국영 투자공사 무바달라(Mubadala)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현재로서는 칼둔 청장의 국내 일정은 불분명하다. 그러나 임 실장의 UAE 방문에 답하는 성격일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임 실장이 문 대통령의 친서를 UAE 왕세제에게 전달한 것처럼 양국의 우호증진 내용을 담은 왕세제의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전하고 임 실장과의 면담을 진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정치권과 언론에선 임 실장의 지난달 갑작스런 UAE 방문 이후 각종 의혹을 제기해왔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진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UAE정부의 항의설, 이명박(MB) 전 대통령 뒷조사설 등을 언급하며 공세를 펼쳐왔다.
최근에는 이명박·박근혜정부로 이어지는 UAE와의 군사협정, 비밀군사 양해각서(MOU) 체결 논란이 급격히 부상했다. 협정은 ‘유사시 군사적 지원’ 혹은 ‘아크부대 자동개입’ 등이 담겼는데, 원전 수출을 대가로 군사 분야 협정과 양해각서를 맺었다는 의혹이다. 일각에선 UAE와의 군사협정이 이명박정부가 아닌 노무현정부 때 처음 체결됐다는 주장도 제기된 상태다. 다만 청와대는 이러한 의혹들에 대해 “국익이 관련된 문제”라며 함구하고 있다.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 지난해 10월30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칼둔 아부다비행정청 장관 겸 UAE원자력공사(ENEC) 이사회 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