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검찰이 세금 포탈 혐의를 받는 부영그룹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구상엽)는 조세포탈·횡령 등 혐의 수사를 위해 부영주택 등 부영그룹 계열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9일 밝혔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 2016년 3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을 상대로 관련 혐의를 조사한 후 그해 4월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특수1부(부장 신자용)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6월 계열사 지분 현황을 허위 신고하는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국세청 고발 사건도 공정거래조세조사부로 재배당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해 10월 화성동탄2지구 부영아파트 부실시공과 허위 원가 공개와 관련해 이 회장 등 5명을 업무방해·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경실련은 고발장에서 "부영은 허위 또는 부풀려서 작성한 자료를 화성시 분양가심사위원회에 제출해 별다른 조정 없이 심사를 통과했다"며 "분양원가를 부풀려 분양가심사위원회와 입주자를 기만했고, 아파트는 부실시공해 막대한 이익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정현식 K스포츠재단 전 사무총장을 만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정 전 사무총장은 2016년 2월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부영에서 5대 거점 지역 중 우선 1개 거점 시설 건립과 운영에 대해 지원을 부탁드린다"며 "1개 거점에 대략 70억~80억원 정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이 회장은 "최선을 다해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다만 현재 다소 부당한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이 부분을 도와주실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부영그룹은 같은 달 17일 K스포츠재단에 출연금 명목으로 3억원을 전달했으나, 정 전 사무총장의 제안에 따른 지원은 실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수석은 당시 만남에서 "현재 포스코에 있는 여러 종목을 모아서 스포츠단을 창단하는 것으로 하겠다"며 "다만 이 사항은 VIP께 보고하지는 말아 달라"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2016년 11월 부영그룹과
포스코(005490)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감시팀 김성달(오른쪽) 팀장과 장성현 간사가 지난해 10월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화성시 화성동탄2지구 부영아파트의 원가를 허위로 공개하고 부실시공한 혐의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부영주택 대표이사들을 고발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