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겨울철에는 면역력이 떨어져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쉽다. 올해는 겨울철 대표적인 호흡기 질환인 독감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독감 유행주의보가 지난해 12월에 내려진 후 독감 확산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독감(인플루엔자)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6년 106만3351명으로 2012년(49만3769명) 대비 2.1배 늘었다. 올해에도 유행주의보 발령(2017년 12월 1일) 이후 지속적으로 환자 발생하는 모습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2월1일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47주, 외래 환자 1000명당 7.7명)한 이후 독감 의심 환자수는 12월24~12월25일(52주) 71.8명으로 증가했다. 7~12세(외래 환자 1000명당 144.8명), 13~18세(외래 환자 1000명당 121.8명)에서 발생 비율이 높았다.
올 겨울에는 이례적으로 A형과 B형 인플루엔자가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 독감은 초기에 두통, 발열, 오한, 근육통과 같은 전신 증상이 나타나면서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난다.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감기로 오해하기 쉽지만, 독감과 감기는 발병 원인부터 다르다.
감기는 200여개 이상의 서로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가 일으킨다. 그 중 30~50%가 리노바이러스이고 10~15%가 코로나바이러스이다.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는 A, B, C형이 세 가지가 존재하지만 A형과 B형이 사람에게 질환을 일으킨다.
독감은 감기와 달리 갑작스럽게 38℃ 이상의 고열, 인후통, 마른기침 등의 호흡기증상과 두통, 근육통, 식욕부진 등 전신증상이 나타난다. 노인이나 영유아, 만성질환자, 임신부 같이 고위험군이 독감에 걸리면 합병증, 증상악화, 사망에 이를 위험이 있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65세 이상 노인이 독감에 걸리면 만성심장질환과 폐질환, 당뇨, 만성신부전 등 기존에 앓고 있던 만성질환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며 "독감 예방접종은 증상을 완화하고 합병증을 줄이는 효과는 충분하기 때문에 고위험군은 접종시기가 지났어도 필수로 접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감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은 폐렴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세균에 감염돼 세균성 폐렴이 나타날 수 있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감염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특히 면역력이 약한 65세 이상 고령인 경우 폐렴이 또 다른 합병증(패혈증, 호흡곤란, 폐농양 등)을 야기할 수 있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폐렴 역시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지만 고열이 있고 기침, 누런 가래가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하지만 노인의 경우 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폐렴이 생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유 없이 기운이 없고, 식욕이 떨어지거나 자꾸 졸리다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최천웅 교수는 "폐렴 예방의 가장 좋은 방법은 폐렴구균백신 접종이다. 65세 이상에서 폐렴구균백신 접종률이 23%에 불과해 독감 예방접종과 같이 맞으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선 개인위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자주 손을 씻는 게 좋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휴지나 옷깃으로 입을 가려야 한다.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않는 게 좋다. 샤워할 때 미지근한 물로 몸의 급격한 체온 변화에 따른 면역력 저하 피하고 적절한 습도(40~60%) 유지해야 한다. 땅콩, 호두 등의 견과류와 비타민과 섬유질 많은 제철 과일과 충분한 수분(물)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최 교수는 "접종을 했더라도 독감을 완벽히 예방할 수는 없으므로 자주 손을 씻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휴지나 옷깃으로 입을 가리는 등 평소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하고,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체력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고열, 인후통, 두통 있다면 독감을 의심해야 한다. 노인, 영?유아, 만성질환자, 임신부 등 고위험군은 사전에 예방접종을 맞는 게 좋다. 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