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열은 신생아 시기 흔하게 볼 수 있는 피부 습진이다. 주로 얼굴부위에서 발생하는데 생후 수개월 안에 발생하고 돌 이전에 자연히 낫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생후 1년이 지나도 피부에 습진이 지속된다면 이는 아토피 피부염으로 진행한 것이라 볼 수 있더. 본래 자연히 나아야 할 태열이 깨끗하게 사라지지 않고 아토피로 넘어가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환경오염의 증가, 친환경적이지 않은 생활환경, 식습관의 변화, 면역 알레르기 질환의 증가 추세 등이 맞물리면서 단순 영유아 태열이 신생아 아토피로 점차 바뀌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아토피피부염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태열 증상이 나타날 때부터 주위를 기울여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태열은 아이의 피부가 처음으로 외부환경에 노출되면서 적응하는 과정 중 나타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피부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자극적이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의 옷은 순면으로 하고 세제성분이 남지 않도록 잘 헹구고 말리는 것은 기본이다. 옷뿐만 아니라 집안의 가구, 벽지, 장판도 새 것을 들이지 않는 것이 좋다. 피부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물질이 뿜어져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온도와 습도는 적정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아이의 피부는 연약하지만 바람과 햇빛을 겪으면서 점차 외부환경에 적응하게 된다. 그러므로 꽁꽁 싸매고 있기보다는 적당히 느슨하고 얇은 옷으로 바람이 잘 통하게 해서 아이가 땀도 원활히 나고 마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적절하게 땀이 배출될 때 피부가 촉촉하고 윤기 있게 되면서 피부장벽이 튼튼해진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쉽게 처방 받아 쓸 수 있는 스테로이드 연고다. 처방받지 않고 쓸 수 있는 낮은 등급의 스테로이드 연고 또한 마찬가지다. 태열증상이 있어서 소아과나 피부과를 가게 되면 단기간 쓰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이야기와 함께 스테로이드 연고 사용을 권유받게 된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피부의 염증질환을 마법같이 가라앉혀주는 약이다. 하지만 그것은 피부의 병을 낫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피부의 염증반응을 멈추게 하는 것에 불과하다. 연고의 효과가 사라지면 억눌렸던 염증반응이 다시 시작되는 리바운드 현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멈췄다가 재발하는 것만 해도 치료로써는 의미가 없는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피부의 정상적인 염증반응을 억제시키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정상적으로 피부에서 일어나는 염증반응을 처리하는 과정을 겪지 못하고 오히려 아토피피부염으로 진행되는 것을 가속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영유아 태열이 아토피로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초기 외부환경 적응과정에서 저자극 환경을 조성해 자연치유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스테로이드 연고의 사용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 박정걸 아이토마토한의원 원장
- 경희대학교 한의대 졸업
- 경희새벽한의원 진료원장
- 서천군지소 진료한의사
- 하이닥건강의학기자
- 대한통증진단학회 정회원
- 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
- 아동발달그린스판연구회 정회원
- 피부병자가치료연구회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