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정부가 재조해양의 깃발을 내건 가운데, 환경규제가 조선업계와 해운업계 모두에게 기회가 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위해 적기에 금융지원과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전준수 서강대 석좌교수는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 해양수산 전망과 과제'에 해운조선·해사 세션 특별강연자로 참석해 "올해 해운 시황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 정책"이라며 "신조선을 건조할 수 있는 범국가적 지원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IMO는 오는 2019년 9월부터 선박 평형수 배출처리 설치를 강제화하는 규제를 발효한다. 또 2020년부터는 황산화물(SOx) 배출에 관한 규제도 기존 3.5%에서 0.5%로 강화된다. 해운업계는 이 같은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선박에 평형수 처리설비를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하고, 탈유황설비(스크러버·Scrubber) 또는 저유황연료를 사용해야 한다.
전 교수는 "환경규제는 현재 고질적인 선복과잉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해운업계가 선박 교체나 투자가 필요한 상황인 만큼, 국내 해운업계는 이를 기회로 만들어 신조선을 발주할 수 있도록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이는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업을 재건시킬 수 있는 마중물 노릇도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금융기관의 지원 필요성도 제기됐다. 전 교수는 "해운업계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금융기관을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득해야 한다"며 "정부도 금융지원과 정책지원이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10일 전준수 서강대학교 석좌교수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8 해양수산 전망대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해운과 조선을 아우르는 상생협력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산업연구실장은 "해운과 조선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연계 발전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최적항로 도출 기술개발을 예시했다. 그는 또 "비용절감과 환경규제 등은 해운업계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조선업계 선박 수주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실장은 이와 함께 "해운업계는 올해 폐선이 늘고, 스마트화 등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돼 상대적으로 조선업계는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정부가 선박금융 주체를 다양화하고, 해운정책기금을 조성해 선사와 화주, 조선 등이 상생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과 양창호 KMI 원장, 이윤재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 회장 등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