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 함께' 중 한 장면.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개봉 이전부터 논란이 많았다. ‘억지 신파’란 악평이 쏟아졌다. 전체 러닝타임 중 90% 가량이 컴퓨터그래픽(CG)이란 점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이들도 많았다. ‘웹툰 원작은 실패한다’는 충무로 흥행 공식도 우려가 됐다. ‘과연 한국 영화 시장에서 판타지 장르가 성공할까’란 의문도 들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신과 함께’는 한국 영화 사상 16번째 1000만 흥행을 일궈냈다. 순 제작비 350억원 회수도 이미 성공했다. 과연 이 영화의 돈방석은 어느 정도의 두께일까.
11일 오전 현재 ‘신과 함께’ 누적 관객 수는 1197만 5001명을 기록 중이다. 입장권 수익만 961억원 수준이다. 개봉 22일 만이다.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1편과 2편 동시 제작이란 위험을 감수했다. 충무로 제작 환경 시스템을 전복시키는 시도였다. 출발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뒀다고 하지만 무모한 시도로 평가됐다. 그럼에도 ‘신과 함께’는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고 이날 현재까지 박스오피스 2위를 유지하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좌석 점유율 15%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신과 함께’의 흥행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정확한 수치를 계산해 낼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신과 함께’의 수익을 추산해봤다.
먼저 누적 매출액 기준으로 부가세 10%(약 96억원), 영화발전기금 3%(약 28억원)을 제외하면 약 837억원이 ‘신과 함께’가 벌어들인 현재까지의 수익이 된다. 이 금액은 배급사와 극장 수익 배분을 뜻하는 ‘부율’로 나뉘게 된다. 배급사가 전체 수익의 55% 그리고 극장이 45%를 갖는다. 그리고 배급 수수료 10%도 제외된다.
이 계산대로라면 투자와 배급을 맡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약 414억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게 된다. 이 금액은 다시 투자사와 제작사가 수익 비율로 나눈다. 일반적으로 투자사와 제작사의 수익 비율 배분 관례는 ‘6 대 4’로 정해져 있다.
결국 순 제작비 350억원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신과 함께’의 총 수익은 64억원 정도다. 이 돈이 투자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와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처스 덱스터스튜디오에게 배분된다. 또한 투자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부분 투자에 참여한 각 투자사와 투자 비율에 따라 수익금을 나누게 된다.
물론 이 금액은 11일 현재까지의 수치를 기준의 계산이다. 또한 해외 수출과 IPTV, 디지털 케이블, 인터넷 VOD부가판권 판매 금액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달 말 개봉 예정인 NEW의 ‘염력’(감독 연상호) 외에는 대항마가 없을 것이란 예상을 고려하면 ‘신과 함께’의 기대 수익은 현재 증가형인 셈이다. 현재까지의 흥행세라면 국내 최고 흥행작인 ‘명량’(1761만 동원, 약 1200억원)의 수익을 넘볼 수도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올 여름 개봉 예정인 2편 ‘신과 함께: 인과 연’ 흥행 기대수치까지 더한다면 기록적인 수익이 나올 것이란 예상이다.
이번 흥행으로 롯데엔터엔민터는 창사 이래 첫 번째 1000만 흥행작 배출, 그리고 지난 해 흥행 수익 참패 등 모든 상황을 반전시켰다. 또한 김용화 감독은 ‘미스터 고’를 제작하며 설립한 덱스터 스튜디오가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했지만 흥행 참패로 분투를 삼켰던 기억을 단 번에 씻어냈다.
여기에 ‘광해, 왕이 된 남자’로 1000만 흥행작을 배출했지만 지난 해 ‘대립군’으로 쓰디쓴 패배를 맛본 리얼라이즈 픽처스 역시 다시 한 번 충무로 중견 제작사로서의 저력을 과시하게 됐다.
아직 1월 중순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올 여름 흥행 시장이 뜨겁게 달궈지는 분위기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