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17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조 회장은 이날 오전 9시24분쯤 이번 정부 들어 재계 총수로는 처음 검찰에 출석하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에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부실 계열사를 지원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인정하냐는 질문에는 "집안 문제로 여러 가지 물의를 일으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 김양수)는 이날 조 회장을 상대로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 참여연대 등이 고발한 횡령·배임 등 혐의를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7월 그룹 계열사인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와 주식회사 신동진의 최모 대표를 100억원대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와 주식회사 신동진은 효성그룹이 보유한 부동산을 관리하는 회사로, 조 회장과 조현상 사장이 각각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이와 관련해 조 전 부사장은 2015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검찰에 출석해 고발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았다.
또 참여연대는 지난해 8월 조석래 전 회장 등 5명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업무상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참여연대는 "효성의 사내이사들이 2010년 9월20일 약 145억원, 2011년 5월18일 약 198억원, 2012년 4월27일 약 201억원 등 이사회 결의로 갤럭시아포토닉스의 유상증자 인수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것은 갤럭시아포토닉스에 이익을, 효성에게 손해를 끼쳤다"며 "2010년과 2012년 기준 효성 사내이사 중 조현준, 조현문 등은 갤럭시아포토닉스의 사내이사도 맡고 있었고, 2011년 말 기준 효성의 주요 주주인 조현준, 조현상은 갤럭시아포토닉스의 주요 주주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효성그룹은 "수백억원대의 비자금 조성 등의 의혹이 있다고 했으나, 억측에 불과하다"며 "이는 그룹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그룹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서울 마포구 공덕동
효성(004800) 본사와 효성 관계사 4곳, 관련자 주거지 4곳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해 12월 건설 사업에서 조 회장의 측근 홍모씨가 운영하는 업체를 끼워 넣는 방식으로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효성그룹 건설부문 박모 상무를 구속했다. 다만 검찰은 홍씨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모두 기각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