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세계 최초 블록체인 지역화폐 개발

비트코인과는 달리 고정 가치…자원봉사로 벌 수 있어

입력 : 2018-01-18 오후 3:46:25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노원구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지역화폐를 사용하기로 했다.
 
노원구는 오는 2월1일부터 '지역화폐 노원(NW)'을 본격 운영한다고 18일 밝혔다. 노원은 지역화폐 기본 통화 단위로, 돈 없이도 살 수 있는 마을, NO-WON의 약자다. 가치가 계속 바뀌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와는 달리 1노원은 1원의 가치로 고정된다.
 
지역화폐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사례는 세계에서 이번이 처음이라고 노원구는 설명했다. 블록체인을 사용한 이유는 지역화폐의 보안과 실효성 향상이다. 블록체인은 거래 정보를 하나의 블록으로 보고, 블록들을 넷상의 체인으로 연결한 거래장부다. 정보가 참여자들에게 분산되기 때문에 해킹을 당할 리스크가 적어져 보안이 강화된다. 또 그동안은 지역화폐가 제대로 유통되는지 공무원이 감시하기 힘들었지만, 블록체인에서는 각 가맹점이 거래 내용을 감시할 수 있어 지역화폐의 실효성이 올라간다.
 
자원봉사 같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 지역화폐를 벌 수 있다. 미용·수리 등 품이나 자원봉사는 1시간당 700노원으로 환산되며, 금품을 기부하면 기부액의 10%를 노원으로 받을 수 있다.
 
개인이 최대한으로 적립할 수 있는 금액은 5만노원으로 유효 기간은 3년이다. 주민은 지역화폐로 물건을 사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다른 회원에게 선물할 수도 있다. 다만 원화 같은 시장화폐로 바꿀수는 없다.
 
현재 가맹점은 공공 21곳, 민간 66곳 등 87곳이다. 노원을 보유한 사람은 공공 부문에서는 공영주차장이나 문화·예술·체육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으며 민간 부문에서는 서점·카페·미용실·식당·학원·꽃집·카센터·옷가게에서 결제 금액 일부를 지역화폐로 지불할 수 있다.
 
노원의 잠재 이용자는 현재만 해도 16만명이 넘는다고 노원구는 보고 있다. 작년 기준 자원봉사자 등록이 15만명, 노원교육복지재단 기부자가 1만4000명이기 때문이다. 봉사 시간이 많은 자원봉사자 1000명에게는 최초 적립액을 지급한다. 100시간 이상을 봉사한 골드카드 소지자에게는 3만노원, 50시간을 한 그린카드 소지자에게는 1만5000노원을 적립해준다.
 
올해 말까지 950곳 이상의 민간 가맹점을 발굴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회원 15만명 이상, 가맹점 1900곳 이상을 발굴한다.
 
노원구는 지역화폐에 대한 주민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지역화폐 길라잡이' 36명을 양성했다. 올해에는 소상공인회 회원, 시장상인 등을 찾아가 지역화폐 정보를 알려 회원과 가맹점을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다.
 
'지역화폐 민·관 협의회'도 꾸렸다. 협의회는 사회적 가치 환가 등에 관한 사항, 가맹점의 지정·해지·취소 사항 등 지역화폐 사업 안건을 심의한다. 올 하반기에는 사업의 적정성, 지역 경제와 지방 재정에 끼치는 영향, 다른 지역화폐 운영과의 비교 등 용역을 수행한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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