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KB손해보험 노사가 최근 2017년도 임금단체협상을 타결했다. 구체적인 합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기본급 1% 인상에 타결축하금 지급 등의 조건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 노동조합은 최근 임단협 사측 제시안에 대한 투표를 실시해 과반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사측 제시안에는 기본급 1% 인상에 임금체계 개선, 근무제도 개선, 타결축하금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번 임단협은 예년보다 비교적 이른 시기에 타결됐다. 2015년도 임단협은 2017년 2월, 2016년도 임단협은 2017년 7월에야 타결됐다. 임금피크제 등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배경이었다. KB손보의 전신인 LIG손보는 2015년 KB금융그룹으로 편입됐는데, 당시 사측은 KB손보의 근로조건 및 복리후생을 손보업계가 아닌 KB금융그룹에 맞춰 변경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의 반발이 커지면서 2015년과 2016년 두 회계연도의 임단협이 2017년까지 미뤄졌다.
2017년도 임단협에서도 마찬가지로 노사 간 이견이 컸다. 당초 노조는 기본급 5% 이상, 성과급 500% 등을 제시했고, 사측은 그룹 내 계열사 간 형평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KB손보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노조의 기대도 컸다. KB손보의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까지 2813억원으로 이미 2016년 전체 당기순익 3021억원에 육박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임단협이 이른 시점에 타결된 데 대해 업계에서는 KB손보 노조의 달라진 입장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LIG손보일 때와는 달라진 면이 있고, 이제는 업계 경쟁사들이나 그룹 내 계열사들과 관계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새 국제 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 등 리스크가 존재하고 비용을 최소화시켜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런 점들이 노조에 양해가 되지 않았을까 본다”고 관측했다.
여기에 KB손보 사측이 비공개를 조건으로 노조의 요구를 일부 수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 밖에 장기간 임단협에 대한 피로감이 이번 임단협 타결 시기를 앞당겼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KB손보 관계자는 “앞선 두 번의 임단협에서 너무 오래 시간을 끌다 보니 이제는 임단협 가지고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양종희 사장을 비롯한 KB손해보험 임원진이 지난 13일 KB손보 2018년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