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미세먼지라는 사회적 재난에 맞서 총 400억원을 투입한 프랑스 파리의 대중교통 무료 정책이 시민 공감대 속에 친환경 등급제로 계승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프랑스 대기오염감시기구인 에어파리프(Airparif)가 2016년12월 발간한 대중교통 무료 및 차량2부제 관련 보고서(Pollution Episode In The Greater Paris Area)를 살펴보면 프랑스 파리는 2014~2016년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50㎍/㎥) 대중교통 무료 및 차량2부제를 실시했다.
최근 서울시가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로 시행하는 대중교통 무료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책의 실효성이 낮다며 프랑스 파리에서도 앞서 실패한 정책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당시 파리에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최고 259㎍/㎥까지 도달하는 등 근 10년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대기오염이 계속돼 교통에 초점을 맞춘 비상조치가 이뤄졌다.
보고서는 2014년 3월17일 파리에서 대중교통 무료와 차량2부제를 시행한 결과 교통량 18%, 미세먼지 배출 6%, NOx 배출 10% 감소 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이후 대중교통 무료 및 차량2부제는 2015년 3월23일, 2016년 12월6~9, 16~17일 총 8회에 걸쳐 시행했다.
물론 프랑스 파리 역시 대중교통 무료 등으로 하루 383만유로(약 50억원)이 투입되면서 연간 6회 시행된 2016년에는 2300만유로(약 299억)이 들었다.
2014~2016년 총 8회 시행되는 동안 3000만유로가 넘는 돈, 한화로 약 400억원이 지출된 셈이다.
하지만, 2016년 프랑스의 62%가 디젤차였으나 르노자동차, 폭스바겐 등 일명 ‘디젤게이트’ 사건으로 미세먼지 오염의 주범인 디젤차량 규제정책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더불어 차량의 배출가스와 무관한 단순 2부제와 달리 오염물질 배출정도에 따른 친환경등급의 규제 정책 도입 필요성 대두됐다.
결국, 대중교통 무료와 차량2부제는 2017년 1월 자동차 라벨링(Crit’Air) 제도가 단계적으로 시행되면서 친환경등급제로 자연스럽게 계승됐다.
자동차의 공해등급을 0~5등급(6단계)로 구분해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지난해의 경우 4~5등급 진입제한, 올해 3~5등급의 진입제한을 통해 공해자동차 억제를 강화하고 있다.
에어파리프는 지난해 말 친환경등급제 시행에 따라 미세먼지 12% 저감, NOx 배출 15% 저감 등의 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했으며, 이는 진입제한 확대로 더 늘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파리는 대중교통 무료를 효과 부족으로 폐지한 것이 아니라, 보다 발전적이고 효율적인 제도인 자동차 친환경등급제를 도입해 기존 대중교통 무료 제도의 필요성이 낮아져 폐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강제2부제나 친환경등급제와 같은 공해차량 운행 제한을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교통량 감소율이 대중교통에 미치지 못하지만, 경기도와 인천시가 함께 참여한다면 더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교통 무료와 차량2부제가 시행된 2016년 12월8일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인근이 미세먼지로 뒤덮여 있다. 사진/뉴시스·AP통신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