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LG생활건강(051900)이 13년 연속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세를 이어갔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악재에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도 럭셔리 화장품과 중국사업 등을 육성하며 대응한 차석용 부회장의 경영전략이 통했다는 시장의 평가다.
23일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9303억원으로 전년 보다 5.6% 늘었다고 밝혔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2.9%, 6.8% 증가하며 6조2705억원, 6185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이다.
이로써 매출과 영업이익은 2005년부터 13년 연속으로 성장했고, 수익 증가에 따른 풍부한 현금유입으로 부채비율도 전년 말 71.8%에서 16.8%포인트 개선된 55.0%로 꾸준히 낮아졌다.
LG생활건강이 13년 연속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세를 이어갔다. LG생활건강 광화문 사옥 전경. 사진/LG생활건강
지난해 3월 이후 관광객 수 급감과 화학제품 사용에 대한 우려 등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로 구성된 균형 잡힌 사업포트폴리오로 외부 충격을 견뎌내고, 흔들리지 않는 내진설계를 기반으로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안정적으로 성장하며 위기 속에서도 돋보이는 성과를 달성했다.
특히 화장품사업은 '후', '숨' 등 럭셔리 중심의 차별화된 전략과 중국을 비롯한 해외사업의 호조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탁월한 성장을 이어갔다.
화장품, 음료사업의 영업이익은 각각 6361억원, 1272억원으로 전년 보다 10.0%, 9.7% 증가했다. 생활용품 사업은 1670억원으로 영업이익이 10.6% 줄었지만 중국인 관광객 급감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시장점유율은 37%로 확대하는 등 선방했다는 평가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후' 매출이 2년 연속 1조원을 돌파했고, '숨'도 3800억원을 넘어서며 차세대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이어 "생활용품 사업은 2016년의 높은 기저효과와 관광객 감소로 시장환경이 어려웠지만 1위 지위는 공고히 한 것이 의미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4분기도 역대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852억원으로 전년 4분기 보다 4.1% 성장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방문판매, 백화점 같은 고마진 채널에서 화장품 실적이 유지됐고, 생활용품은 시장 규모 자체가 축소된 환경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꾸준히 확대한 덕에 시장점유율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석용 부회장은 올해 LG생건을 국내를 넘은 아시아 대표기업으로 발돋움시키고, 사업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제조·연구개발 역량을 혁신하는 것을 중점 추진 사업으로 제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감안한 내년 LG생건의 영업이익은 무난히 1조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