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청와대의 국가정보원 자금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을 조사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이 전 의원에게 국정원으로부터의 불법 자금 수수 혐의 조사를 위해 오는 24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은 청와대 관계자를 상대로 국정원 특수활동비 유용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원세훈 전 원장 재임 기간 이 전 의원에게도 자금이 전달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청와대 등을 거치지 않고 직접 국정원 자금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22일 이 전 의원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전 의원이 검찰에 출석하는 것은 2015년 10월5월 이후 2년3개월여 만이다. 이 전 의원은 포항제철소 신제강공장 고도제한 문제 해결에 대한 청탁의 대가로 3개 기획법인에 용역을 제공하도록 하는 등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혐의로 그달 29일 불구속기소됐다. 지난해 11월 열린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이 전 의원에게 징역 1년3개월을 선고했으며, 건강 상태를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검찰은 국정원 불법 자금 수수와 관련해 17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을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구속했다. 김 전 기획관은 국정원으로부터 2008년과 2010년 2억원씩 총 4억원의 특수활동비를 전달받은 혐의를, 김 전 비서관은 국정원으로부터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검찰은 21일 류충렬 전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에 이어 22일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도 조사했다. 류 전 관리관은 2011년 4월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주무관에게 관봉 5000만원을 전달한 인물이다. 류 전 관리관은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에 대한 재수사가 진행된 2012년 당시 자금의 출처를 사망한 장인의 퇴직금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번 검찰 조사에서 장 전 비서관으로부터 받은 것이란 취지로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전 원장 등의 자금 유용 혐의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국정원 자금이 불법적으로 청와대 관계자에게 전달된 단서를 포착한 검찰은 12일 김 전 기획관, 김 전 비서관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원 전 원장은 2011년 말부터 2012년 초까지 미국에 송금한 국정원 특수활동비 중 200만달러(약 20억원) 상당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추가로 발견된 자금 유용과 관련해 19일 원 전 원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11월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2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