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하이닉스가 주당 최대 52시간 근무제를 시범운영한다. 앞서 삼성전자가 이달부터 사업부서를 중심으로 주당 52시간 근무 예행연습에 들어간 이후 전자업계 전반으로 근로시간 단축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는 정부와 정치권이 주당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 개정이 이뤄지면 대기업은 오는 7월부터 근로시간을 단축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3일 기업문화의 변화 방향을 공유하기 위한 임직원 설명회를 갖고 다음달부터 장시간 근로 관행 개선, 워라밸(Work-life Balance) 문화 정착을 위해 주당 최대 52시간 근무제 시범운영에 나서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시범기간 동안 임직원의 근무시간을 점검하고, 주당 52시간이 넘을 경우 이를 알려 해당 부서장과 임직원들이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회사측은 제도의 정착을 위해 IT시스템 개선, 통근버스 시간 조정 등 인프라를 지속 보완할 계획이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임직원의 업무몰입 강화 방안도 함께 실시한다. 그 일환으로 일부 조직에서만 시행하던 유연근무제를 3월부터 전사로 확대한다. 임직원들은 '하루 4시간 이상, 주 40시간 근무'라는 기본 틀 안에서 개인별 신체리듬과 생활패턴, 업무상황 등을 고려해 몰입이 가능한 최적 시간대를 정할 수 있게 된다.
문유진 SK하이닉스 HR 담당 상무는 "최대 52시간 근무제 본격 시행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미리 파악해 대비하는 한편, 밀레니얼 세대가 전체 임직원의 절반 이상으로 많아지는 등 다양성이 증가해 기업문화의 근본적 변화를 추진했다"며 "기업문화 딥체인지로 일하는 방식을 효율화해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다음달부터 경영지원 등 일부 조직에서 시범적으로 호칭통합도 실시한다. 세대·직위·직군간 소통을 강화하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활성화하기 위해 사무직(사원·선임·책임·수석)과 생산직(사원·기사·기장·기정·기성)에서 4~5단계로 사용되고 있는 호칭을 하나로 통합할 계획이다. 시범운영기간 동안 임직원의 의견을 반영해 통합 호칭을 확정하고 전사 확대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 청주 제3공장. 사진/SK하이닉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